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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 리스크'에 휘청이는 프랜차이즈 업계,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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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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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또 논란"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이미지 실추
미스터피자·호식이두마리치킨 등도 오너 리스크에 '신음'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로 무너지는 시장

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오너 리스크'로 신음하고 있다. 최근 백 대표를 중심으로 각종 논란이 불거지며 브랜드 이미지 자체가 크게 훼손된 것이다. 더본코리아를 비롯한 수많은 프랜차이즈 기업이 오너 리스크로 인해 휘청이는 가운데, 관련 업계에서는 지나친 '여론몰이'로 인해 피해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위기의 더본코리아

18일 외식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농산물품질관리원 서울사무소 특별사법경찰은 최근 백 대표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현재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에서 생산하는 ‘백종원의 백석된장’과 ‘한신포차 낙지볶음’의 원산지표기법 위반 의혹을 받고 있다. 백석된장은 중국산 개량 메주 된장과 미국·캐나다·호주산 대두를 포함해 미국·호주산 밀가루로 만들어졌으나, 더본코리아는 해당 제품이 ‘국산’ 원재료로 만들어졌다고 홍보했다. 한신포차 낙지볶음 역시 국내산 대파, 양파, 마늘을 사용한다고 표기돼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산 마늘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 반발 사태를 시작으로 꾸준히 누적되고 있다. △한돈 빽햄 돼지고기 함량 논란 △연돈볼카츠 '감귤오름'의 감귤 함량 논란 △프랜차이즈 관리 부실 △예산시장 소상공인 사과당 저격 등이 대표적이다. 이 과정에서 더본코리아 오너이자 최대주주인 백 대표의 이미지는 크게 훼손됐고, 그의 이미지에 의존해 성장해 왔던 더본코리아 프랜차이즈 매장들도 줄줄이 경쟁력을 잃기 시작했다.

주가 역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7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더본코리아는 전장 대비 2.28% 내린 2만7,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장 첫날이었던 지난해 11월 6일 종가 기준 더본코리아 주가는 5만1,400원 수준이었다. 상장 후 수개월 만에 주가가 절반가량 빠진 셈이다.

오너 구설수에 무너지는 브랜드들

더본코리아와 같이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오너 리스크로 인해 타격을 입은 사례는 수도 없이 많다. 일례로 과거 피자 프랜차이즈업계 선두 업체였던 미스터피자의 경우 정우현 전 회장이 60대 경비원을 상대로 폭행·욕설을 하고, 친족 운영 회사를 통해 치즈를 비싼 가격에 공급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후 미스터피자는 실적 악화와 가맹점주 감소로 입지가 빠르게 하락했고, 여러 차례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다.

치킨 프랜차이즈 호식이두마리치킨의 최호식 전 회장은 지난 2017년 여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최 전 회장의 범죄 행각에 분노한 소비자들은 불매 운동에 나섰고, 호식이두마리치킨 가맹점 매출은 40%까지 급감했다. 이 사건은 가맹본부 임원의 실추 행위로 가맹점주에게 손해가 발생했을 경우 본사가 배상토록 하는 '가맹사업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마련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11월에는 김용만 김가네 창업주가 여직원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혐의(준강간치상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로 검찰에 송치됐으며, 이후 그가 피해 여직원과 합의하는 과정에서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김가네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매출 피해를 우려한 일부 점주는 가맹계약을 해지하거나, 다른 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달기도 했다.

'여론'이 낳은 추가 피해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에서 잡음이 발생하며 업계 전반에 대한 인식이 악화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일부 대형 프랜차이즈에서 불거진 문제를 마치 전체 산업의 문제인 것처럼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시장 관계자는 "일부 기업의 문제를 업계 전반이 떠안고 있는 문제로 확장하면 수많은 창업자의 꿈이 꺾이게 된다”며 “신분 상승의 사다리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시대인 만큼, 프랜차이즈 업계가 시장에서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을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마녀사냥식’ 여론몰이가 지나치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스터피자 정 전 회장의 갑질 논란이 수면 위로 드러났을 당시, 검찰이 나서서 정 전 회장에게 출국금지 명령을 내렸었다"며 "정부가 앞장서 프랜차이즈 기업 경영인들에게 막대한 압박을 가하니,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너무 쉽게 업계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마녀사냥식 여론몰이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것은 물론, 가맹점의 2차 피해까지 양산한다"며 "을의 눈물을 닦아주기는커녕, 을이 더 눈물을 흘리게 하는 꼴"이라고 덧붙였다. 부적절한 여론몰이로 인해 프랜차이즈 업계가 유독 오너 리스크에 크게 휘둘리는 취약한 시장으로 전락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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