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트럼프 관세쇼크 제대로 맞은 일본 자동차, 관세 비용 '미국 소비자'에 전가 시작
트럼프 관세쇼크 제대로 맞은 일본 자동차, 관세 비용 '미국 소비자'에 전가 시작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

수정

'수출가 인하' 전략에서 '인상'으로 선회
토요타·스바루 등 가격 인상 단행
"수익성 해치지 않고 관세 부담 흡수 불가능"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발(發) 관세 비용을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했다. 7월 대미 수출 물량은 큰 폭으로 줄었지만, 수출 단가는 반등세로 전환하며 관세 부담 전가의 신호를 뚜렷하게 드러냈다. 특히 토요타를 비롯한 주요 업체들의 실적이 관세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가격 조정은 불가피한 흐름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7월 對美 자동차 단가, 전월比 3만 엔 상승

20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무역통계 속보치'에 따르면 일본의 7월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한 1조7,285억 엔(약 16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대미 수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는 28.4% 줄어든 4,220억 엔(약 4조원)으로 집계됐다. 수출 대수도 3.2% 감소한 12만3,531대였다.

반면 수출 단가는 상승했다. 7월 대미 자동차 수출 단가는 평균 341만 엔(약 3,200만원)으로 6월의 338만 엔보다 약 3만 엔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이후 지속적인 하락세가 멈췄음을 의미한다. 일본은행(BOJ)의 기업물가지수(CGPI)에서도 비슷한 추세가 나타났다. 7월 북미 출하 승용차의 엔화 기준 수출 가격은 6월보다 2.2포인트(P) 상승하며,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 대비 상승했다. 환율 변동의 영향을 덜 받는 계약통화 기준에서도 가격은 5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하며 바닥을 쳤음을 시사한다.

실제 일본 자동차업계에 의하면 토요타 자동차는 7월에 미국에서 평균 270달러(약 37만원)의 가격을 인상했으며, 전 세계 판매의 약 70%를 미국에 의존하는 스바루(Subaru)도 지난 6월 일부 모델의 미국 가격을 인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은 지난달 미국과 대미 수출 자동차 관세를 기존 27.5%에서 15%(2.5% 기존 세율+12.5% 추가 관세)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으나 아직 실행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버티기 전략' 한계

그동안 일본 완성차 기업들은 관세 부담을 내부적으로 흡수하며 가격 인상을 유보해 왔다. 이는 미·일 간 관세 협상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희망과, 일정 기간 사전에 확보한 재고 물량이 버팀목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협상이 불발되고, 관세율이 확정되면서 더 이상 가격 인상을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관세가 미국 경제에 경제적 대지진을 초래할 것이란 일각의 경고와 달리, 지금까지 나타난 경제 영향은 일련의 진동 수준에 그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가 컸다. 기업들이 그동안 고객 이탈을 우려해 가격을 올리지 않고 관세 충격을 떠안아 왔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자동차 가격을 인상하거나 미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해야 하지만, 두 방안 모두 단기간에 실행하기 어렵다. 가격을 먼저 올릴 경우 매출이 감소할 위험이 있는 데다 트럼프 대통령의 표적이 될 수도 있다. 이에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 내 판매 가격을 크게 올리는 대신 '참고 견디는' 전략을 유지해 왔다.

자동차 가격 인상, 美 물가 상방 압력

하지만 관세로 실적에 직격탄을 맞은 일본 완성차 업체들은 관세 인상분을 차량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토요타다. 토요타는 지난 2분기 매출은 12조2,533억 엔(약 115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1,661억 엔(약 10조9,9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0.9% 급감했다.

토요타는 관세 정책으로 인한 2분기 영업이익 감소 규모가 4,500억 엔(약 4조2,4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연간 손실 추산액은 1조4,000억 엔(약 13조2000억원)에 이른다. 다른 업체들 상황도 마찬가지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관세가 승용차에 적용될 경우, 토요타, 혼다, 닛산 등 주요 7개 사의 영업이익은 약 1조 9,000억 엔 감소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등 경쟁국의 상황도 일본 업체들의 가격 인상 결정을 뒷받침했다. 한국과 독일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을 둔 나라들 역시 트럼프 행정부와의 관세 협상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얻지 못하면서 가격 인상 카드가 일본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미국 경제에도 연쇄적인 파급 효과를 일으킬 전망이다. 자동차는 미국 소비자 물가 지수(CPI)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주요 항목이기 때문이다. 관세 전가로 인해 차량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기 시작하면, 인플레이션 수치에도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나아가 물가 상승 압력이 강화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자동차 가격발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정책 선택지를 제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글로벌 금융 시장 불확실성을 다시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경제학자들의 견해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임선주
Position
기자
Bio
미디어의 영향력을 무겁게 인지하고 있습니다. 예리한 시각과 분석력을 바탕으로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만을 전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