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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경제 올해 1.5%, 내년 2.2% 성장 3개월 만에 2.1%서 0.6%P 하향 주요국 중 하락 폭 가장 가장 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종전 전망치보다 0.6%p(포인트)나 하향 조정한 것으로, 내수침체 장기화와 트럼프발(發) 관세전쟁 영향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OECD, 韓 성장률 1.5%로 낮춰
1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OECD는 전날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1.5%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OECD는 매년 2회(5~6월, 11~12월) 경제 전망을 하고, 3월과 9월에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전망치를 수정한다.
이번에 발표된 수치는 지난해 12월 경제전망보다 0.6%포인트 낮아졌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2.0%), 정부(1.8%), 한국개발연구원(KDI·1.6%) 등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기재부는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최근 무역장벽 확대와 지정학·정책적 불확실성 증가 등으로 주요국 성장률 전망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우리나라의 전망치도 함께 낮아졌다”며 “한국의 성장세는 유지되나 기존 예상보다는 완만해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설명했다.
OECD는 세계 성장률 전망치도 3.3%에서 3.1%로 하향 조정했다. 국가·지역별로 보면, 미국의 경우 관세율 인상 발효 등으로 성장이 둔화해 올해 2.2%, 내년 1.6% 성장을 전망했고 유로존의 경우 지정학·정책적 불확실성이 성장을 막아 올해 1.0%, 내년 1.2%의 성장을 전망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무역 개방도가 높은 점, 미국의 관세율 인상 등으로 부정적 영향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캐나다는 올해 0.7%, 내년 0.7%의 성장, 멕시코는 각각 마이너스(-) 1.3%, -0.6% 성장할 것으로 봤다. 다만 중국은 관세의 부정적 영향이 정책 지원 강화로 상당 부분 상쇄되면서 올해 4.8%, 내년 4.4%의 성장을 전망했다.

한은 "관세전쟁 최악이면 韓 올해·내년 성장률 1.4%까지 하락"
OECD가 발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한국은행이 지난달 말 수정한 경제성장률 전망치(1.5%)와 같다. 1.5%의 새 전망치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1.9%보다 0.4%포인트 낮은 것이자, 비상계엄 여파 등을 감안해 지난 1월 약식으로 재전망한 1.6~1.7%보다도 낮았다. 한은은 비상계엄 사태 이후 정치 불확실성을 주요 변수로 판단하고 있다. 이런 불확실성이 소비 심리 위축과 환율 불안의 원인이라고 본 것이다.
한은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보호무역주의 기조 아래 추진 중인 주요 교역국 상대 관세 인상의 영향도 주시하고 있다. 이를 반영해 최근 한은은 향후 관세정책 시나리오를 새로 설정하고 그 영향도 다시 평가했다. 한은이 13일 공개한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는 그보다 낮은 관세를 올해 중 부과하지만, 협상 진전에 따라 2026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는 경우를 가정했다.
하지만 관세전쟁이 더 심해지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p, 내년 0.4%p 더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기본 시나리오상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이다. 한은은 "대미 수출 감소, 교역 둔화에 따른 여타국 수출 감소, 통상환경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 등으로 국내 성장과 물가에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p, 0.3%p씩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다른 변수들의 상황은 같은데 미국발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한 셈이다.
주가·금리, 관세정책 미리 반영해 크게 떨어진 상태
한은은 미국의 관세정책이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도 점검했다. 트럼프 1기(2018∼2019년)의 경우 한국 증시 주가는 2017년에 국내 경기회복 기대 등으로 22%나 올랐다가 2018년 7월 이후 미국·중국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서 2019년 8월까지 14% 가까이 떨어졌다. 2018년 초까지 국내외 경기 개선과 글로벌 통화 긴축 기대 등으로 오르던 장기금리도 2018년 3월 이후 경기 둔화 우려가 부각되면서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트럼프 2기에서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주가와 장기금리에 미칠 추가적 영향은 제한적으로 분석됐다. 이미 작년 하반기부터 미국 관세정책이 국내 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과 이에 따른 금리인하 기대가 미리 반영돼 주가나 금리 모두 상당폭 떨어진 상태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한은은 "주가의 경우 보호무역 강화, 주력산업 경쟁력 약화 우려, 정치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크게 하락해 밸류에이션이 장기 평균을 상당폭 밑돌고 있다"며 "조선·방위산업 등 미국 신정부 정책 수혜 업종의 실적 개선 기대가 큰 점도 주가의 추가 하락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기금리와 관련해서도 "장기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고, 올해 상반기 중 국고채 공급물량 확대가 예상되는 등 수급 요인도 금리 하락 압력을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고 이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도 큰 만큼 향후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는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