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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90% 폭락, 전기차·배터리 업계 혼란 가중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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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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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튬 가격, 전기차 캐즘·공급 과잉 영향으로 급락
中 BYD·칭산그룹, 칠레 현지 LFP 프로젝트 중단
대규모 유상증자로 활로 모색하는 삼성SDI

리튬 가격의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다. 전기차 시장이 가라앉으며 리튬 수요가 꾸준히 줄어드는 가운데, 공급은 오히려 증가하며 가격 균형이 깨진 것이다. 전기차·배터리 기업들은 리튬 관련 투자를 철회하거나, 선제적으로 '생존 자금' 마련에 나서는 등 활로 모색에 힘을 쏟고 있다.

곤두박질치는 리튬 가격

9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료인 리튬 가격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현재 리튬 가격은 지난해 대비 85%, 2022년 최고점 대비 90% 가까이 폭락한 상황이다. 글로벌 리튬 시장의 벤치마크로 꼽히는 리튬 수산화물 가격은 최근 ㎏당 10달러(약 1만5,000원) 안팎으로 움직이며 2021년 수준을 밑돌고 있다.

리튬 가격 약세의 배경에는 전기차 수요 둔화와 공급 과잉이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IB) UBS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리튬 공급이 지난해 25% 증가한 데 이어 올해는 15% 증가할 전망”이라며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예상을 밑돌고 있어 과잉 공급이 2027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 침체 역시 가격 하락을 가속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중국의 지난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2023년(50% 증가) 대비 성장세가 눈에 띄게 둔화한 것이다. 이에 더해 북미·유럽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의 감산 정책 역시 리튬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BYD 배터리 투자 계획 '삐걱'

리튬 가격이 급락하자 관련 투자를 취소하는 기업도 등장했다. 8일(현지시간) 칠레의 국영 경제개발청(Corfo)은 중국 비야디(BYD)와 칭산그룹이 현지 투자 계획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BYD는 2억9,000만 달러(약 4,060억원)를 들여 연 5만 톤(t) 규모의 현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었으며, 칭산그룹은 연 12만 톤 규모의 LFP 생산을 목표로 2억3,300만 달러(약 3,262억원)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었다.

두 기업이 칠레 투자에서 손을 뗀 것은 투자의 '메리트'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두 기업은 중국계 광산 기업 SQM이 공급하는 리튬을 우대 가격에 확보하는 조건으로 현지 투자를 단행했다. 리튬 가격이 급락하며 가격 우대 조건이 사실상 무의미해진 현시점에는 굳이 프로젝트를 지속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칠레 정부 역시 “BYD 측이 2022년 대비 리튬 가격이 약 10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하자 투자 타당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리튬 가격 하락을 투자 철회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다만 BYD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칠레 당국의 복잡한 인허가 절차, 특히 환경 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을 문제로 꼽으며 칠레 정부의 이 같은 주장을 부인했다.

사진=삼성SDI

삼성SDI의 생존 전략

전기차·배터리 시장 전반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위기 극복을 위해 선제적 자금 확보에 나선 기업도 있다. 지난 3월 14일 삼성SDI는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의했다고 밝혔다. 대내외적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 사업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건실한 재무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후 삼성SDI는 금융감독원의 유상증자 중점심사 대상 1호로 지정됐지만, 당국의 보완 요구 없이 두 차례 자진 정정만 거쳐 한 달도 걸리지 않고 심사를 통과했다.

삼성SDI는 4월 9일 1차 발행가액을 주당 14만6,200원으로 공시했다. 보통주 1,182만1,000주를 발행해 1조7,282억원의 자금을 모집하겠다는 구상이다. 단 주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5월 16일 2차 발행가액이 낮게 형성되면 조달 자금은 감소할 수 있다. 확정 발행가액은 1·2차 발행가액 가운데 낮은 가액으로 정해진다.

삼성SDI 주주들은 불만을 내비치고 있다. 통상적으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기업 주가는 하락한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업계 관계자는 "주가가 바닥을 치고 있는 시점에 유상증자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달가워할 주주는 없다"며 "곳곳에서는 유상증자가 아닌 자산 매각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먼저 고려해야 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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