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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SWIFT’ 급부상한 리플, 국제 송금 시장 새로운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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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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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결제 무대서 존재감 확대
스테이블코인 이용 실거래망 확보 시도
“기술적 진보와 현실은 분리해 봐야”

암호화폐 리플(XRP)이 국제 송금 시장에서 전통 결제망인 국제은행간결제망(SWIFT)의 대안을 자처하며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자체 발행 스테이블코인을 앞세워 실거래 기반을 확보하려는 리플의 움직임이 가속하면서 일각에서는 리플이 SWIFT를 대체하거나 병행 체제로 정착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SWIFT가 보유한 글로벌 금융 인프라와 신뢰도, 각국 규제 환경 등을 고려하면 단기 내 전면 전환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국제 송금 시장 타깃으로 성장세 가속

21일(이하 현지시각) 암호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날 기준 리플의 시가총액은 약 310억 달러(약 43조원)로 전체 암호화폐 중 7위를 기록했으며, 24시간 기준 거래량은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를 상회했다. 전통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기반으로 결제 네트워크를 확장한 리플은 단순 암호화폐를 넘어 실사용 기반 결제 인프라로 평가받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단순 투기 자산으로 여겨졌던 과거 암호화폐들과는 다른 성장 전략으로, 리플이 주류 결제 수단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리플은 실시간 결제·정산이 가능한 디지털 자산으로서 기존 SWIFT 기반 국제 송금 시스템의 비효율을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중앙은행이나 중계 은행 없이도 국가 간 송금을 가능하게 국제 금융 시장에 새로운 흐름을 불러오겠다는 포부다. 현재 리플은 일본, 아랍에미리트, 필리핀 등에서 리플넷(RippleNet)을 기반으로 한 송금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몇몇 은행과는 협업 사례를 쌓기도 했다. 이처럼 전통 금융권의 폐쇄적 인프라를 넘어서려는 기술적 시도가 가시적 성과를 내면서 리플의 잠재력 또한 실질적 결제 수단으로 인정받는 상황이다.

발행사 리플랩스의 전략적 움직임도 리플의 확장세를 이끄는 요인이다. 리플랩스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연계 가능한 결제망 구축을 추진하며 국제기구 및 각국 정부와 협력 채널을 넓히고 있다. 부탄 중앙은행과 함께 실험 중인 프로젝트처럼 특정 국가의 CBDC를 XRP 기반 결제망과 연동하는 식이다. 이와 함께 리플랩스는 기술적 호환성 확보를 위해 오픈 소스 기반 확장도 병행하고 있으며, 금융 규제 대응을 위한 법률 자문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다각도의 접근은 리플이 단순 암호화폐를 넘어 ‘신뢰 가능한 결제 인프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토큰포스트는 리플이 타깃으로 삼는 글로벌 송금 시장 규모를 약 21조 달러(2경 9,000조원)로 추산하면서 해당 시장의 점유율 5%만 확보해도 리플의 시가총액이 수십 배 성장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기관투자자 대상 결제 솔루션인 ‘리플 유동성 허브(Ripple Liquidity Hub)’의 출시는 리플이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는 신호로 읽히며, 리플의 유통량이 일정 수준 이상 유지되면서 변동성 리스크를 낮추는 기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WIFT 대항마로 생태계 확장 기대

이처럼 국제 결제망 내 리플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일각에서는 SWIFT 시스템의 대체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블록미디어는 “리플이 자체 스테이블 코인 RLUSD를 활용해 기존 국제 송금망을 혁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오랜 법적 분쟁이 정리되면서 리플이 제도권 안에서 활동 영역을 본격 확장할 기반이 마련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과거 SWIFT가 국제 금융 시스템의 중추로 작동했던 것처럼, 리플도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대체 결제망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진단이다.

RLUSD는 달러에 연동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고 국제 거래에 적합한 구조를 바탕으로 시장의 이목을 끌었다. 리플은 해당 코인을 기반으로 미국 외 국가 간 송금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테스트망을 구축했으며, 동남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 일부 지역에서 실사용 사례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금융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미비한 이들 지역에서 RLUSD의 절차 간소화, 낮은 수수료, 실시간 정산 기능 등을 앞세워 기존 SWIFT 기반 시스템의 불편함을 보완하는 수단으로 안착시킨다는 구상이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랩스 최고경영자(CEO) 또한 RLUSD를 중심으로 한 자사의 송금 솔루션이 기존 시스템보다 더 빠르고 효율적이라고 강조하며 “전통 금융기관과 협력해 새로운 글로벌 금융 표준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러한 발언은 SWIFT 대체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기존 금융 인프라와의 경쟁 체제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 때문에 RLUSD의 본격 유통은 향후 리플 생태계 전반의 확장성에 중요한 시험대이자, 글로벌 금융 패권 경쟁에서 실질적인 입지를 넓히는 출발점이 될 전망이다.

인프라·규제·신뢰 측면 SWIFT와 격차

다만 이 같은 리플의 확장세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기존 국제 송금망인 SWIFT를 단기간에 대체하긴 어렵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SWIFT는 200개국 이상, 1만 개가 넘는 금융기관이 사용하는 세계 최대의 금융 메시지 네트워크로 국가 간 규제 협력과 안정성 검증을 수차례 거친 인프라다. 반면 리플은 기술적 강점과 빠른 전송 속도를 내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신뢰도나 규제 수용성 측면에선 아직 초입 단계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아가 리플의 시스템은 중앙은행 간 협의, 통화 정책 이행, 자금세탁 방지 등 복잡한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존 체계와 직접 경쟁하기엔 다수의 제약이 존재한다. 또 금융당국은 SWIFT의 보안성과 표준화를 중시하는 반면, 리플은 기술 혁신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질적인 구조를 갖는다. 이는 곧 단순 송금 외에 외환 관리, 리스크 대응 등 다층적인 기능에서는 아직 검증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불어 리플랩스가 주장하는 RLUSD의 글로벌 유통 전략 역시 아직은 실험 단계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RLUSD는 일부 파트너 은행과의 파일럿 테스트가 진행 중이지만, 북미나 유럽 등 규제 환경에서는 본격 유통이 제한적이다. RLUSD의 도입은 금융당국의 허가 없이는 송금 네트워크에 포함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실질적 결제 인프라로 확장하려면 각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리플이 SWIFT를 전면 대체하기보다는 기존 인프라와 병행하거나 이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접근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리플은 전통 금융기관과의 협업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자사 송금 솔루션을 실거래에 적용하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병행 운영’이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이러한 하이브리드 체제는 단순한 과도기를 넘어 국제 결제 시스템 전환의 실질적인 교두보로 기능할 수 있으며, 각국 규제 및 금융 인프라 간 격차와 같은 구조적 제약을 고려할 때도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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