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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침체 없었다" 활력 되찾은 美 경제, 회복세 이어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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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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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소비자심리지수 반등, 인플레 전망도 '양호'
"관세 리스크 여전해" 몸살 앓는 기업들
관세 전쟁 '직격탄' 맞은 완성차 업계, 가격 인상 릴레이

미국 경제가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인 관세 정책으로 인해 위축됐던 미국 시장이 경기 침체 우려를 이겨냈다는 진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트럼프발(發) 관세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는 이상, 경제 위기의 '불씨'는 꺼지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고개 드는 美 경제

21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의 소비자들이 트럼프의 관세 충격에서 벗어나 다시 지갑을 열며 경기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4월 트럼프가 전 세계 여러 국가에 고율 관세를 부과했을 당시, 많은 경제학자들은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으로 인해 미국이 경기 침체에 빠질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역시 크게 동요했다. 4월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는 거의 3년 만에 최저치까지 미끄러졌고,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지수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19% 하락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인플레이션 반등 등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않으며 관련 지표가 호전되기 시작했다. 미국 증시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며, 소비자심리지수도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8일 미시간대학교가 발표한 7월 소비자 조사 예비치에 따르면, 이달 전체 소비자심리지수는 61.8로 전달보다 1.8%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와 일치하는 수치이자, 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현재 경기 판단과 향후 경기 기대가 모두 개선됐으며, 인플레이션 기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1년 후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4.4%로 6월(5.0%)과 5월(6.6%) 대비 눈에 띄게 낮아졌다.

월가에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속속들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지난주 시장 예상을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자사의 이코노미스트들이 더는 미국 경기 침체를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관세 정책의 초기 충격 이후 모두가 일단 멈춘 상태였다"며 "하지만 어느 시점에는 그냥 삶을 이어가야 하며, 영원히 미룰 순 없기 때문에 그런(경기 회복) 움직임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수익성 '아슬아슬'

다만 이 같은 흐름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각국과의 관세 협상이 차일피일 지연되며 미국발 관세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 전 저렴한 가격에 확보해 둔 재고가 동나면 기업들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며 위기가 가중될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마진 축소를 견디지 못한 기업들이 줄줄이 제품 가격을 인상할 경우, 인플레이션에 순식간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문제는 관세 정책의 '직격탄'을 맞은 완성차 업계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현대차·기아는 미국이 지난 4월 수입산 자동차와 부품에 25% 품목 관세를 부과한 이후 현지 재고 물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현지 생산을 확대하며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올해 1~5월 미국에서 총 75만2,778대를 판매, 미국 시장 점유율을 11%까지 끌어올리는 성과를 냈다.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증가한 선수요를 적극적으로 흡수한 것이다.

문제는 현대차그룹의 사전에 확보한 ‘비관세 재고’가 거의 소진된 상태라는 점이다. 현대차는 지난 4월 1분기 실적 컨퍼런스에서 미국 내 재고 물량이 완성차 기준 3개월 치 가량 남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달부터는 재고가 완전히 바닥나게 되는 셈이다. 향후 관세 부담을 짊어진 채로 부품 등을 새로 수급하게 될 경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 가격 뛰어올라

현대차를 제외한 완성차 업체들은 이미 줄줄이 가격 인상을 단행한 상태다. 이탈리아 초호화 차량 브랜드인 페라리는 지난 4월 관세 발효와 동시에 미국 내 판매 가격을 10% 올렸고, 일본 완성차 업체 스바루도 지난 5월까지 전체 판매 차량 가격을 평균 4.2% 인상했다. 독일 BMW는 이달 미국에서 판매하는 차량 가격을 평균 1.9% 올려 잡았고, 스웨덴 볼보도 2026년형 모델의 차량 판매 가격을 4% 상향 조정할 예정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업체 포드도 판매가 조정을 예고했다. 이달부터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에서 판매하는 매버릭, 브롱코 스포츠, 마하-E 등 3개 모델의 가격을 최대 2,000달러(약 277만8,600원) 인상하겠다는 구상이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도 2026년형 모델에 대해 3~5%의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미쓰비시도 이달부터 미국 내 차량 판매가를 평균 2.1% 올렸다.

다수의 기업이 동시다발적으로 제품 가격을 끌어올리자, 소비자 부담은 빠르게 가중되는 추세다. 미국 시장 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6월 미국 완성차 시장의 제조사 권장소비자가격(MSRP)은 5만1,124달러(약 7,047만원)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MSRP는 관세 부과 정책이 시행된 4월부터 석 달 연속으로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신차 평균 거래가격(ATP)도 4만8,907달러(약 6,700만원)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며 올해 최대 상승폭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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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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