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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자금 확보 비상, 투심 악화에 공모채 대신 사모채 조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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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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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황 부진에 우량채 투자 쏠림
SK·포스코 등 사모채 발행 잇따라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 냉각 장기화

기존 부채 차환 일정을 앞둔 건설사들이 잇달아 사모채 시장을 찾고 있다. 크레디트 시장에서 우량채 중심의 선별적 투자 기조가 강해지자 업황 부진을 겪는 기업들이 공모 대신 사모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는 모습이다.

SK에코플랜트, 1,000억 규모 사모채 발행

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신용등급 A-)는 지난달 27일 1,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발행했다. 2년물로 표면이자율은 연 4.0% 수준이다. 회사는 지난 2월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1, 2년물 회사채 총 3,000억원어치를 발행한 바 있다. 표면이자율은 연 4.0~연 4.6% 수준에서 결정됐다.

SK에코플랜트가 석달 사이 대규모 조달에 나선 건 하반기 회사채 만기도래분 규모만 4,32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종전 회사채 표면이자율이 대부분 연 5~6%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올해 이자비용을 줄이는 데 성공한 셈이다. 회사채뿐만 아니다. 단기물 조달도 상당하다. SK에코플랜트의 기업어음(CP) 발행 잔액은 4,130억원, 전자단기사채 잔액은 700억원으로 총 4,835억원어치에 달한다. 만기가 모두 1년 미만으로 차입금 구조가 짧다.

SK에코플랜트의 신용등급은 A- 수준으로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BBB+ 등급과 한 단계 차이다. 신용평가업계에선 SK에코플랜트의 빠르게 증가하는 차입금이 신용도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SK에코플랜트의 순차입금은 지난 2020년 말 1조1,317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9월 말 5조1,437억원으로 급격히 불어났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가 증가세를 타고 있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A+급 포스코이앤씨도 1년 반 만에 사모채 시장 복귀

신용등급이 우량채권으로 분류되는 포스코이앤씨(A+)도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총 2,000억원 규모의 사모채를 찍었다. 금융투자협회의 채권 시가평가수익률에 따르면 이번 사모채의 금리는 같은 날(각각 5월 23일·26일) 동일한 신용등급과 만기구조로 발행된 공모채보다 다소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2년물은 42bp, 3년물은 57bp가량 웃도는 금리 수준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최근 들어 공모채 시장을 자주 찾아 필요자금을 조달한 기업이다. 지난해 3월 1,550억원, 올해 4월에 2,000억원 등의 자금을 공모채로 발행했다. 공모채 수요도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모집액(900억원)의 세 배를 웃도는 2,750억원의 주문이 몰렸고, 올해도 모집액(1,000억원)의 세 배에 육박하는 2,830억원의 수요를 확보했다.

그럼에도 포스코이앤씨가 비교적 높은 금리의 사모채를 택한 배경으로는 '건설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눈높이 변화'가 꼽힌다. 한 채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 전반에 대한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반응을 의식하지 않고 유연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사모채가 보다 효율적인 수단으로 판단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 경기 불확실성 영향

이처럼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냉각된 상황에서 사모채가 비교적 유연한 조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아직 말끔히 해소가 안 된 부동산 PF 사태 여파와 부진한 건설경기로 건설사들 신용도가 전반적으로 저하된 상태인 탓에 사모 대비 상대적으로 절차가 까다로운 공모 방식은 시도를 못 하는 모습이다.

문제는 사모채 수요 자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때문에 주관사를 맡을 증권사를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무리하게 공모를 추진했다가 수요 규모가 목표치만큼 들어오지 않으면 잔여 물량을 전부 주관사가 가져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재헌 코레이트자산운용 채권운용본부장(상무)은 "사모채 발행 시에도 증권사를 끼고 수요를 조사하긴 하지만, 만일 매수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예상치보다 적은 물량만 가져간다고 해도 개별 계약이기 때문에 주관사가 잔액을 떠안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공모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현저히 낮게 나오면 발행은 고사하고, 해당 기업에 대한 대외 신뢰도 자체가 저하되는 역효과만 본 채 일정을 마무리해야 할 우려도 있다. 공모에서 흥행을 해야 발행사 입장에서 금리를 낮출 여력이 있지만 사모 형태가 주를 이루면서 고금리 물량이 상당수다. 실제 한양건설은 지난해 8.5% 금리를 주고 340억원어치 회사채를 찍었고, 이수건설은 8.5%, 한신공영은 9.5%로 금리를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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