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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당국 승인 절차 남아있어 승인 완료 후 내년 최종 거래 구글 클라우드에 합류할 예정

구글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을 단행한다.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320억 달러(약 46조 원)에 전액 현금으로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번 인수를 통해 구글은 클라우드 보안 역량을 강화하고, 경쟁이 치열한 클라우드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할 계획이다. 그러나 반독점 심사라는 변수가 남아 있어 규제 당국의 검토 과정이 향후 거래 성사 여부를 가를 핵심 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구글 클라우드 보안 강화 위해 인수
18일(현지시각)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이스라엘의 클라우드 보안 스타트업 위즈(Wiz)를 전액 현금 거래로 320억 달러(약 46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수 계약은 구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M&A)이다. 알파벳은 보도자료를 통해 "구글 클라우드는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의 선두주자로, 인공지능(AI) 전문성과 업게 최고의 보안 혁신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며 "위즈 인수를 통해 솔루션을 개선함으로써 클라우드 보안을 강화하고 멀티 클라우드 활용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거래가 최종적으로 성사되려면 당국의 반독점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심사가 마무리되는 시기는 2026년으로 예상된다. 거래가 종결되면 위즈는 구글의 클라우드 사업부에 합류할 예정이다. WSJ은 "시장 변동성과 미국 내 정치적 혼란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알파벳이 사상 최대 규모의 인수를 추진하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반독점 규제 기조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는 향후 다른 빅테크의 M&A에도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인수 추진했다가 결렬
위즈는 클라우드 컴퓨팅용 사이버 보안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아사프 라파포트 현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사이버 보안에 정통한 것으로 유명한 이스라엘 군 유닛8200 부대 출신 4명이 공동 창업했다. 현재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클라우드 기업과 협력 중인데 이번 인수를 계기로 구글 클라우드가 아마존웹서비스(AWS)나 마이크로소프트 애저를 주로 쓰는 대기업들을 공략하는데도 의미 있는 발판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위즈는 여러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버무려 쓰는 대형 엔터프라이즈 고객들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구가해왔다. 구글은 앞으로도 계속 자사 클라우드 외 다른 클라우드 플랫폼들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위즈를 통해 맨디언트 등 자사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들을 보다 많이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유명 엔터프라이즈 소프트웨어 회사들을 인수하고 이를 자사 클라우드 비즈니스에서 선보인 것과 약간 비슷한 행보라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구글은 지난해 위즈를 약 230억 달러에 인수하려 했으나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당시 위즈는 규제 승인에 걸릴 시간과 기타 문제를 우려해 거래를 보류했다. 당시 위즈 일부 투자자들이 거래가 규제 장벽을 통과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고 이외의 문제들이 제기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번 인수 금액은 지난해 말 직원 매수 제안을 통해 평가된 기업 가치(160억 달러)의 두 배 수준이다.
반독점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어
한편, 이번 인수는 구글의 기존 반독점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구글은 미국 법무부로부터 검색 및 광고 시장에서의 독점 행위에 대한 소송을 받고 있으며, 이런 상황에서 주요 사이버 보안 회사를 추가로 인수하는 것은 규제 당국의 더욱 강력한 검토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사이버 보안 강화는 구글이 직면한 필수적인 대응이기도 하다. 사이버 공격이 점점 더 빈번해지고 정교해지면서, 중요한 인프라와 금융 기관, 민간 기업 등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구글의 첨단 사이버 보안 기술 투자와 전문성 확보는 고객의 신뢰를 유지하고 클라우드 서비스의 안전성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특히, 위즈 인수 추진은 구글의 역사뿐만 아니라 사이버 보안 산업 전반에서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이버 위협이 계속 진화하는 상황에서, 위즈의 솔루션을 구글 생태계에 통합하는 것은 클라우드 보안의 새로운 표준을 세우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물론, 규제상의 장애물이 남아 있지만 이번 인수의 전략적 논리는 명확하다. 구글은 기업 고객들에게 보다 강력한 보안 역량을 제공함으로써, 경쟁이 치열한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에서 앞서 나가려 하고 있다. 이 거래의 결과는 업계 관계자들에 의해 면밀히 모니터링될 것이며, 사이버 보안의 지형을 재편하고 클라우드 보안의 새로운 기준을 설정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