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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지지 정당 따라 갈리는 미국 중앙은행 신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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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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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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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치적 양극화, 연준 신뢰성에 영향
본인 정치관과 ‘일치하면 신뢰, 다르면 불신’
정치적 편향 최소화 위한 ‘전략적 커뮤니케이션’ 필요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적 수준으로 치달으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eral Reserve, 이하 연준)를 포함한 국가 기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 대해서도 논란이 많다. 조사에 따르면 연준이 자신들의 정치적 신념과 연결됐다고 생각하는 미국인은 더 높은 신뢰와 낮은 인플레이션 기대치는 물론 정치적 독립성에 대해서도 더 큰 확신을 표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연준이 정치적 편향에 기울었다고 믿는 개인은 기관 자체는 물론 경제적 성과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따라서 연준의 설립 취지와 정책 목표를 강조하는 전략적 커뮤니케이션으로 편견을 극복하고 연준의 정책 신호에 호응하게 해야 정책 효과성을 달성할 수 있다.

사진=CEPR

미국 정치 양극화, 연준 독립성 인식에 “막대한 영향”

중앙은행 독립성은 거시경제 안정의 버팀목으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최근 조사에 따르면 정치적 양극화가 연준의 역할과 신뢰성에 대한 인식을 크게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연준에 대한 믿음이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견은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크게 갈렸다. 설문 응답자 중 민주당 지지자의 66%가 연준이 공화당 편이라고 생각했고 반대로 공화당 지지자의 60%가 연준이 민주당에 기울어 있다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조사 대상의 63%가 연준을 본인들의 정치관 반대편이 있는 외집단(out-group, 규범이나 가치가 달라 대립감을 일으키는 집단)으로 분류했다.

문제는 이러한 인식이 정치적 편향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연준과 본인들의 정치관이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경제 상황을 보다 낙관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낮으며 기관 자체에 대한 신뢰도도 높았다. 반대로 연준이 본인들의 정치적 입장 반대편이라고 생각하는 개인들은 연준의 경제 운용 능력을 평가절하했고 인플레이션 기대치도 높았다.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응답자 간 연준의 정치적 편향에 대한 인식
주: 강한 민주당 편향, 중도적 민주당 편향, 약한 민주당 편향, 약한 공화당 편향, 중도적 공화당 편향, 강한 공화당 편향(좌측부터), 공화당 지지자(적색), 민주당 지지자(청색)/출처=CEPR

연준에 대한 신뢰도가 ‘역량 인식’과 ‘인플레이션 기대치’에도 영향

연준에 대한 대중의 믿음은 통화 정책 성공에 필수적인 요소다. 하지만 설문 결과에 따르면 연준의 정치색에 대한 개개인의 의견이 인플레이션과 실업 문제를 다루는 연준의 역량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준다. 연준의 정치관이 본인들과 일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의 신뢰도 점수가 7점 만점에 4.2인 반면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3.1에 불과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신뢰도는 또한 인플레이션 기대치에도 영향을 끼친다. 연준에 강한 믿음을 지닌 응답자들은 높은 불신을 표현한 이들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2.1%P 낮았다. 연준으로서는 정치적 양극화 시대에 대중의 신뢰를 유지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생긴 셈이다. 많은 미국인이 연준을 불신한다면 정책 신호에 대한 호응도가 떨어져 통화 정책의 효과성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연준에 대한 신뢰도
주: 연준을 외집단으로 여기는 응답자(Out-Group), 연준을 내집단으로 여기는 응답자(In-Group), *1=전혀 신뢰하지 않음, 7=전적으로 신뢰함/출처=CEPR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인식이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연준을 내집단(in-group, 구성원이 애착과 일체감을 느끼는 집단)으로 여기는 응답자들은 독립성에 대해서도 훨씬 높은 점수를 줬다. 이들은 또한 낮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했고 연준의 물가 안정화 역량에도 높은 신뢰를 보냈다. 연준이 다른 정치 집단에 편향돼 있다고 생각하는 개인들이 정확히 반대 의견을 보인 것은 물론이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통화정책의 효과성이 실질적인 연준의 독립성만이 아닌 대중의 믿음에도 달려있다는 사실이다. 점점 더 많은 대중이 정치적 독립성을 의심한다는 것은 하루빨리 투명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연준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 독립성에 대한 인식
주: 준 헌법적 독립성(Quasi-Constitutional), 의사 결정 독립성(Institutional), 임명 시 정치적 성향 배제(Personal), 금융 및 경제 정책 자율성(Financial and Economic), 정부 재정과의 독립성(No tolerance), 중립(Neutral), 내집단(In-Group), 외집단(Out-Group)/출처=CEPR

설립 취지, 정책 목표, 성과 기반 커뮤니케이션 ‘효과적’

정치적 편향에 대한 인식은 연준이 제공하는 정보를 얻고 해석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준다. 실험 참가자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연준이나 정치적 편향성이 강한 언론 매체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았다. 실험 결과 연준을 내집단으로 여기는 참가자들은 비용을 들여서라도 연준에서 직접 정보를 얻으려 했지만, 반대인 사람들은 연준의 공식적인 메시지를 수용하기보다는 편향적인 매체를 통해 기존의 믿음을 강화하는 쪽을 택했다. 이제 연준은 정보 전달의 역할에 머물 것이 아니라 대중이 경제 데이터를 다루고 해석하는 데 작용하는 당파적 편견을 극복하는 것까지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중앙은행은 어떻게 대중의 신뢰를 유지할 수 있을까? 연구는 세 가지 명확한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연준 책임자의 임명 절차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ederal Open Market Committee, FOMC, 금리 및 통화 공급에 관한 의결 집단) 구성원의 소속 정당 등 기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또한 연준의 두 가지 주요 정책 목표인 물가 안정과 고용 극대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의사소통 방식도 효과적이다. 여기에 연준의 팬데믹 이후 조치와 인플레이션 통제에 미친 효과 등 성과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덧붙여진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세 가지 모두 경제 전망에 있어 연준의 정보를 더 신뢰하게 만드는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기관 자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정책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은 연준의 신뢰성과 독립성에 대한 인식을 효과적으로 강화할 수 있다. 다른 중앙은행들도 마찬가지다. 자신들이 맡고 있는 역할과 의사결정 체계, 장기적 목표를 명확히 전달하는 것이 대중의 신뢰를 높일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원문의 저자는 페이광(Pei Kuang) 버밍엄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 부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entral bank communication in a polarised world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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