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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8월 수출 사상 최대 실적, 반도체 패권 경쟁 속에 한국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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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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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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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전자부품 등 핵심 수출 품목 호실적
TSMC, 대미 투자 확대로 관세 리스크 회피
韓,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 대미 수출 위축

대만의 8월 수출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한국을 앞질렀다. 대만의 핵심 수출 품목으로 꼽히는 반도체가 여전히 미국의 품목 관세를 적용받지 않으면서 전체 수출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세계 1위 파운드리 기업 TSMC는 막대한 대미 투자를 앞세워 관세 리스크를 피하며,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1~7월 대미 수출, 지난해 전체 규모 넘어서

9일(현지 시각) 블룸버그·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대만의 수출액이 전년 동월 대비 34.1% 급증한 584억9,000만 달러(약 81조554억원)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평균(25%)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전자부품이 각각 전년 동월 대비 37.4%, 34.6% 증가하면서 수출 호조에 크게 기여했다. 8월 대미 수출액도 같은 기간 65.2% 늘어난 196억3,000만 달러(약 27조2,0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대만은 이미 1~7월 대미 수출액만으로 지난해 전체 규모를 넘어선 바 있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한국의 8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 증가한 584억 달러(약 80조9,307억원)에 그쳤다. 한국의 월간 수출 실적이 대만에 뒤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8월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2% 감소한 87억 달러(약 11조4,000억원)를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25%의 품목 관세가 부과되는 자동차 수출이 3.5% 줄었고, 자동차 부품도 14.4% 급감했다.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은 철강도 같은 기간 32.1% 감소하는 등 대미 무역이 전반적으로 위축됐다.

조만간 발표될 반도체 품목 관세 변수 될 듯

대만의 수출 호조와 관련해 블룸버그는 "주요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한 가운데, 대만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다"며 "대만에는 20%의 상호관세가 부과되지만, 반도체 등 주력 수출 품목 상당수가 여전히 관세를 적용받지 않은 점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4일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상당한 수준의 반도체 품목 관세를 발표하겠다"며 "이는 대미 투자를 하지 않는 기업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혔다. TSMC의 경우, 1,650억 달러(약 228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발표한 바 있어 어떤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지 아직 불확실하다.

TSMC는 650억 달러(약 90조원)를 투자해 애리조나에 1공장을 운영 중이다. 2공장과 3공장은 각각 2028년, 2030년 완공 예정이다. 올해 3월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에 1,000억 달러(약 138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이어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TSMC가 3,000억 달러(약 416조원)를 투자할 예정"이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최대 반도체 공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3,000억 달러 투자설에 대해 TSMC 측에 명확한 설명을 요구했지만 듣지 못했다고 전했다.

TSMC의 투자금이 과도하게 미국으로 몰리면서 다른 나라에서의 투자가 지연되는 사태로 발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며 "이 때문에 최근에는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제2공장 착공을 연기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TSMC는 "시장의 소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미국 투자 계획이 다른 지역의 기존 계획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TSMC의 대일 투자 계획은 200억 달러(약 27조2,600억원)로, 일본 정부는 80억 달러(약 10조4,000억원) 이상의 지원을 약속했다.

TSMC, 대미 투자 압박에도 초격차 이어가

이러한 압박 속에서도 TSMC는 실적 면에서 여전히 동종 업계 경쟁사를 압도하며 초격차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TSMC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70%를 돌파했다. 1분기 67.6%에서 2.6%포인트(p) 오른 수치다. 매출 역시 직전 분기보다 14.6% 증가한 417억 달러(약 58조원)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 정부의 이구환신(以舊換新·노후 제품 교체 지원) 정책과 하반기 신형 스마트폰 출시가 맞물리며 수요가 급증한 덕분이다.

TSMC는 4년 만에 돌아온 반도체 호황 사이클을 사상 독식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엔비디아 칩 생산을 전담하며 인공지능(AI) 붐의 최대 수혜 기업로 자리매김했다. 엔비디아의 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GPU)는 AI 모델 학습에 필수적인 장치다. 여기에 더해 TSMC는 엔비디아 칩의 대안으로 부상한 ASIC을 비롯해 브로드컴·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메타의 데이터센터용 칩, 애플·퀄컴·미디어텍의 스마트폰용 칩까지 생산하며 고객 저변을 넓히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의 상황은 녹록치 않다. 사상 최대 점유율을 기록한 TSMC와 달리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7%에서 7.3%로 하락했다. 2019년만 해도 TSMC(48.1%)와 삼성전자(19.1%)의 격차는 29%p였지만, 지금은 62.9%p까지 벌어졌다. 특히 업계 최선단 공정인 3나노(㎚)의 부진이 뼈아프다. 2022년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3나노 양산을 시작했지만, 6개월 늦게 양산을 시작한 TSMC는 이미 가동률 100%를 달성하며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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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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