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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임닭에 이어 티몬까지’ 오아시스, 인수 베팅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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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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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즈유엑스글로벌·티몬 인수 동시 추진
브랜드 인지도 제고 및 덩치 불리기 나서
2023년 중단한 IPO 재추진 가능성 대두

오아시스가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보유한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조건부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까지 나섰기 때문이다. 기업을 저렴한 가격에 사들여 체급을 효율적으로 키운 뒤, 상장에 재도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아임닭’ 경영권 50억에 조건부 인수

2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오아시스는 지난 1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에 5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 상환전환우선주(RCPS)의 9.42% 수준인 약 20만8,000주를 인수하는 조건이다. 특히 이번 계약에는 조건부 전환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이 올해와 내년 평균 영업이익 10억원을 달성하면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0주로 전환돼 오아시스의 지분율은 50.98%로 확대된다.

2003년 설립된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은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과 건강 간편식 브랜드 아임웰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다. 앞선 2017년 한국투자파트너스-크레디언파트너스-그래비티프라이빗에쿼티의 공동투자 펀드가 종류주 92만 주(전체 주식의 41.66%)를 보유하며 최대주주에 올랐다. 이 회사는 지난 2023년 매출 410억원과 영업손실 15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오아시스가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인수하면 유통업의 한계를 벗어나 육가공업까지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 아임닭처럼 인지도 높은 브랜드를 통해 매출을 확보하는 한편 오아시스마켓 단독 상품을 개발하는 등의 시너지도 가능할 전망이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사업 시너지를 고려해 와이즈유엑스글로벌에 대한 조건부 투자를 결정했다"며 "협업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회생절차 밟는‘티몬’도 눈독, 우협 선정

오아시스는 현재 기업회생 절차를 발고 있는 티몬 인수전에도 뛰어든 상태다. 오아시스는 지난 6일 이사회를 가진 후 티몬 매각 주간사인 EY한영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체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티몬은 대규모 정산 지연 사태가 발생하면서 지난해 9월부터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티몬 매각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공개입찰을 병행하는 방식이다. 공개입찰에 응찰자가 아예 없거나 우선협상대상자보다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인수자로 확정된다.

티몬 인수의향서 제출은 지난 21일 마감됐으며 공식 인수 제안서 제출은 다음 달 9일이 마감이다. IB업계에서는 추가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큰 만큼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만약 입찰에서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한 원매자가 있다 하더라도 오아시스가 해당 조건에 맞추고 우선매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티몬 인수 이유에 대해 "실리적인 부분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미국, 중국 등 외국 자본이 많이 들어오고 있는 상황인 만큼 우리 이커머스 생태계를 위해 투자하기로 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가 단순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위해 대승적으로 내린 결단이라고만 보기는 어렵다.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한 후에도 영업 정상화를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을 쏟아부어야 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 본사 전경/사진=오아시스

IPO까진 여전히 요원

시장에서는 오아시스가 잇따라 기업 인수에 나선 것이 IPO(기업공개)와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M&A를 통해 체급을 더 키워나간 뒤, 코스닥 시장 상장을 재추진하려는 복안이란 설명이다. 앞서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오아시스의 3대 주주인 UCK파트너스(지분율 11.78%)가 오아시스의 상장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오아시스의 IPO를 어렵게 만든 가장 큰 장애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UCK파트너스가 갖고 있는 상장 비토권(거부권)이다. UCK파트너스는 2021년 프리IPO 성격으로 오아시스에 500억원을 투자했는데 당시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7,500억~8,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UCK는 상장 시 기업가치가 이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아시스 역시 2022년 이랜드리테일(지분율 3%)로부터 1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 받았기 때문에 이 이상을 기대했다. 하지만 실제 수요예측 과정에서 시장은 오아시스의 기업가치를 6,000억~7,000억원으로 판단했다. 다른 이커머스 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인지도가 낮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오아시스는 상장 절차를 중단했고 2년 가까이 지나도록 재추진 하지 못하고 있다. 오아시스의 상장이 지연되면서 오아시스의 2대 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지분 매각을 통해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오아시스가 IPO를 다시 추진하기 위해서는 몸집을 불려야 한다. 지난해 11번가 인수에 도전했던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다만 IB업계에서는 오아시스가 9,000억원 이상의 몸값을 인정받는 게 여전히 불가능하다고 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국내 기업인 만큼, 기본적으로 쿠팡의 밸류에이션(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며 “현재 쿠팡의 기업가치 대비 매출액(EV/SALES)이 1배를 조금 넘는 수준인데, 이를 오아시스에 적용한다면 매출액 6,000억~7000억원은 내야 몸값 9,000억원을 인정받을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IB업계 관계자들이 매출액뿐 아니라 이익까지 중요하게 본다는 점 역시 오아시스의 상장을 늦추는 장애 요인이다. 한 PEF 관계자는 “요즘 미국에서는 매출액뿐 아니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까지 함께 보는 추세가 강해졌다”면서 “오아시스는 흑자 기업이긴 하지만, 9,0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을 정도로 의미 있는 이익을 내고 있는 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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