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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폭탄’에 쏟아지는 경고, “인플레 길게 자극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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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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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품 가격 상승은 ‘1차 효과’
서비스업 등 영향 확산 ‘2차 효과’
2차 효과의 물가영향 더 크다 분석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알베르토 무살렘(Alberto Musalem)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 일회적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상황에 따라 지금보다 '더 제한적인' 통화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무살렘 총재의 관측대로라면 연준의 금리 동결 기간은 더욱 길어질 전망이다.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관세, 더 꾸준한 인플레 촉발 가능"

26일(현지시간) 무살렘 총재는 켄터키주 패듀카에서 열린 지역 상공회의소 행사에서 “관세의 직접적 영향은 본질적으로 일회성 가격 상승”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에는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간접적으로 관세의 2차 효과(second-round effects)는 수입품 외에 제품이나 서비스 분야에서 내재된 인플레이션에 더욱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관세가 수입품의 가격을 일회적으로 올리는 것 외에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닌 서비스 물가 등에도 영향을 준다는 의미다.

앞서 지난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 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관세의 효과는 불분명하다”면서도 “일시적인 가격 상승일 것이라는 게 기본 전망”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시장은 이를 완화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무살렘 총재는 파월 의장보다 관세의 물가 효과가 지속적일 가능성을 보다 높게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무살렘 총재는 구체적으로 세인트루이스 내부 분석을 기반으로 미국 관세율이 10% 인상될 경우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1.2%포인트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직접적이고 일회적인 물가 수준의 효과는 0.5%포인트, 비수입품과 서비스에 대한 2차 효과를 0.7%포인트로 제시했다.

이에 무살렘 총재는 앞으로 통화 정책의 요인으로 관세의 2차 물가 효과를 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관세 인상이 일시적이라고 가정하거나 전면적인 전방위 대응이 적절하다고 가정하는 것을 경계한다”며 “인플레이션에 대한 간접적, 2차적 영향에 특히 주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노동시장이 탄력성 △관세로 인한 2차 효과 △중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치의 지속적 상승 △실제 인플레이션의 상승 등의 요인이 현실화할 경우 “완만한 수준의 제한 정책이 더 오래 지속되거나 더 제한적인 정책이 고려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언급했다. 무살렘 총재는 “노동 시장이 약화되고 목표치 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포함된 시나리오는 통화 정책에 어려운 환경을 제공할 것”이라며 “높은 관세와 이민 감소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물가를 끌어올리고 총수요와 고용을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게 많은 이들의 의견”이라고 말했다.

제한적 통화정책 장기화 또는 추가 긴축 필요할 수도

앞서 무살렘 총재는 지난주 연준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 동결 결정을 지지했는데, 노동시장이 건강하고 관세의 2차 효과가 나타난다는 전제하에서 금리를 더 오랫동안 '완만하게 제한적'으로 유지하거나 더 제한적인 정책 입장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거나 심지어 더 올리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한 것이다. 물론 노동시장이 약화되고 인플레이션이 안정되거나 완화된다면, 금리를 더 낮출 수도 있다고 덧붙이긴 했지만, 전체적인 취지는 관세 정책이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에 더 오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쪽에 기울어 있는 모습이다.

닐 카시카리(Neel Kashkari)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도 비슷한 발언을 내놨다. 관세로 인한 물가상승 가능성과 경제성장 둔화 우려가 서로 반대의 효과를 내고 있는 만큼 연준이 당분간 현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올 연말까지 금리 인하가 두세 차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 그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카시카리 총재는 관세로 인한 효과가 실제로 영향을 주는 것도 있지만 가계와 기업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부분을 지적했다. 경제 주체들이 돈 쓰기를 망설이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무역 불확실성으로 인한 신뢰도 하락이 오래 지속될수록 경제 활동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는데, 이런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신뢰도도 빠르게 회복될 수 있다는 단서를 붙이기는 했으나, 전체적으로는 무살렘 총재와 마찬가지로 관세가 일회성 이벤트는 아닐 것이라는 쪽에 기울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이 소비자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전이지만 이미 물가는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의 1월 소비자물가(CPI)는 전년 대비 3.0% 상승하며, 2023년 8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미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64.7로 전월 대비 10% 가까이 하락했다. 미시간대학은 “소비자들이 잠재적 관세 영향을 고려해 물가 상승을 우려하고 있다”며 “12개월 후 물가가 현재 대비 4.3% 안팎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에게 찍힌 국가들, 금리 인하로 선제 대응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떨어트린 관세 폭탄은 전 세계 통화 정책도 뒤흔들고 있다. 캐나다은행은 지난 12일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캐나다는 지난해 6월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7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티프 맥클렘 캐나다은행 총재는 “새로운 미국 관세의 범위와 지속기간에 따라 경제 영향이 심각할 수 있다”고 밝혔다. 관세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해 그는 “이미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지난 6일 예금금리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서 5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이어갔다.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유럽 경제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독일 등이 재정적자를 확대하면서도 국방‧인프라 투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등 재정 확장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멕시코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내리는 빅컷에 나서면서 미국발 관세 정책 대응에 나섰다.

가파른 통화정책 완화에 나선 캐나다와 멕시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25%의 관세 부과를 밝힌 국가다. 유럽 역시 미국과의 관세 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데서 공통점이 있다. 캐나다는 철강‧알루미늄 제품 관세 부과에 대응해 298억 캐나다달러(약 30조원) 규모의 보복 관세 시행 계획을 내놨다. EU도 다음 달부터 단계적으로 260억 유로(약 41조원) 규모의 미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관세 전쟁에 따른 경기 위축을 대비해 금리 인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마찬가지로 관세 영향권에 있는 중국은 올해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재정 적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적자가 대폭 늘더라도 재정을 풀어 경기 둔화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첨단기술 투자를 위한 약 1조 위안(200조원) 규모의 국부펀드 조성 계획까지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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