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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테크 산업 고용 역풍, ‘디지털 초호황’ 뒤에 찾아온 냉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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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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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특수 종료 후 구조조정 일상화
AI 확산에 따른 신입 채용 경로 차단
고용 불안 가중 속 침체형 성장 고착 가속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전례 없는 호황을 맞았던 미국 IT 산업이 구조적 전환의 충격파를 맞고 있다. 재택근무·디지털 소비의 급증에 기대 성장했던 수익 모델은 인공지능(AI)의 급부상과 소비 행태의 정상화 속에 지속 가능성을 잃고 있으며, 과도하게 팽창됐던 조직은 인력 감축과 비용 재조정에 직면했다. 여기에 무역관세, 이민 규제 강화, 원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노동 시장 전망을 더욱 어둡게 만들고 있다.

美 IT업계 구조조정 상시화

5일(현지시간) 영국 IT 매체 더레지스터에 따르면 미국 IT 고용 시장은 좀처럼 회복의 조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최근 미 노동통계국(BLS)이 5월과 6월 고용 통계를 대폭 하향 조정하면서, 7월에 기록된 일자리 감소는 예상보다 훨씬 더 깊은 침체 흐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2020~2022년 팬데믹 시기 IT 및 소프트웨어 산업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재택근무 확산은 클라우드, 화상회의, 사이버 보안 등 디지털 서비스 전반에 걸쳐 수요를 폭증시켰고, 이에 빅테크 기업들은 유례 없는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팬데믹이 종식되고 엔데믹으로 전환되면서 당시 과잉 확장된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실제 수요 정점이 지나자 다수의 기업들은 자사 서비스가 더는 핵심 인프라로 간주되지 않음을 자각하고 있다.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고객 이탈률 증가에 직면했고, 광고 기반 플랫폼은 수익 변동성에 시달리며, 하드웨어 제조사들 또한 소비자 수요의 정체를 경험 중이다. ‘디지털 중심 일상’의 해체는 리테일 기술부터 온라인 교육에 이르기까지 다방면에 파장을 미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예산 삭감과 인력 구조조정이 업계 전반에서 상시화되고 있는 형국이다.

AI, ‘효율화 도구’ 넘어 ‘구조 개편 트리거’로

이에 기업들은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며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자본 운용은 훨씬 보수적으로 변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만으로도 투자를 이끌 수 있었던 스타트업들도 이제는 수익성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요구받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산업 전반에 걸쳐 신입부터 고위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해고가 일상화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노동 시장에 갓 진입하려는 신입 구직자들에게 더욱 가혹하게 작용한다. 컴퓨터공학·디지털미디어 전공생들이 마주한 현실은 지나치게 냉랭해진 시장과 높아진 진입장벽이다.

이와 동시에 미래 산업으로 주목받던 AI가 이제는 일자리를 직접 위협하고 있다. 현시점 AI는 단순한 실험이 아닌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고객 응대, 문서 생성, 기술지원 등 저숙련 반복 업무는 이미 AI에 의해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이 과정은 신입 인력의 진입 경로 자체를 봉쇄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양상이다. 조직 내 성장을 위한 입문 채널이 사라지면서 기술 산업의 인력 구조가 근본적인 단절을 맞고 있다는 의미다.

더 큰 문제는 AI의 영향력이 신입을 넘어 관리자급 직무까지 침투하고 있다는 점이다. 생성형 AI는 마케팅 문구, 법률 초안, 코드 작성 등 다양한 지식 노동을 빠르게 대체 가능한 수준까지 진화했으며, 이에 따라 동일한 산출을 위해 필요한 인적 자원은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인력 감축의 논리적 근거로 기능하며 기업 구조조정의 속도를 가속화하는 역할까지 수행 중이다.

무엇보다 AI 확산에 따른 고용 불안은 특정 산업이나 직군에 한정되지 않고 전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다. 대다수 화이트칼라 노동자들은 기술 도태에 대한 두려움 속에 재교육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며, 재직 중인 인력들 역시 본래 직무 외 추가적 가치 창출을 요구받는 압박에 놓여 있다. 또한 AI의 대체 가능성은 임금 협상력을 지속적으로 약화시키는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복지도, 휴식도 요구하지 않는 알고리즘이 임금을 낮추는 요소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악화되는 고용지표와 불안정한 경제 전망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과 외부 경제 요인까지 겹치면서 복합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일례로 무역관세는 원자재와 완제품 가격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렸고, 그 결과 많은 기업들이 투자 및 고용 결정을 미루고 있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인재 유입을 가로막는 이민 정책 역시 고급 인재 채용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한 효과는 단절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얽히며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를 형성한다. 관세 부담을 우려한 기업들은 현금 보유를 늘리고 지출을 줄이고, 적절한 인재를 확보하지 못한 기업들은 프로젝트 속도를 늦춘다. 이는 미국 경제를 위기 국면은 피하되, 낙관을 품기에도 부족한 성장 둔화에 머무르게 한다.

전문가들은 향후 몇 년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미국이 ‘조용한 침체(silent recession)’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공식 지표는 위기를 외치지 않지만, 현장의 체감은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지속적인 해고가 이어지고 신규 채용이 계속 부진하다면 누적 효과는 상당할 수 있다. 가계 소비는 줄고, 지역 경제는 위축되며, 창의적이고 기술적인 일자리에 종사하는 인력이 줄면서 혁신의 속도마저 느려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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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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