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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제4인뱅 예비인가 신청 더존뱅크·유뱅크 등은 실익 고려해 참여 철회 "케이뱅크도 쩔쩔매는데" 인뱅 사업 관련 의구심 커져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이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한국소호은행의 '4파전' 구도가 확정된 것이다. 앞서 제4인터넷은행 경쟁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됐던 더존뱅크, 유뱅크 등 컨소시엄은 뒤숭숭한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찍이 발을 뺀 것으로 확인됐다.
제4인터넷은행 경쟁 뛰어든 한국소호은행
26일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DC)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KCD는 전국 170만 소상공인 사업장에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2022년부터 소상공인을 위한 인터넷은행을 만들겠다는 목표하에 한국소호은행 설립을 추진해 왔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OK저축은행이 컨소시엄 참여를 공식화했다. 한국소호은행이 자본력과 포용력 측면에서 유의미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비은행 금융사 중에서는 유진투자증권, 우리카드가 함께한다. 유진투자증권은 소상공인 자산 관리와 맞춤형 투자 상품 제공에 집중하고, 우리카드는 신용카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결제 솔루션을 통해 소상공인 재무 안정성과 금융 편의성을 제고할 예정이다.
보험업계에서는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참여를 확정했다. 소상공인 경영 안정성과 위험 대비를 체계화하는 동시에 맞춤형 보장 상품을 제공해 금융 서비스에 깊이를 더한다는 목표다. IT 분야에선 LG CNS, 메가존클라우드, 아이티센, 티시스 등이 컨소시엄에 합류했다. LG CNS는 금융 맞춤형 인공지능(AI) 기술과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역량을 앞세워 안전하고 유연한 디지털 금융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클라우드 기반 BaaS(Banking as a Service, 서비스형 은행) 플랫폼과 생성형 AI를 활용해 맞춤형 금융 서비스 개발을 지원하고, 아이티센은 공공 IT 서비스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과 공공 데이터를 연계한 혁신 서비스를 도입한다. 티시스는 보험 서비스의 디지털화를 통해 보험과 금융의 융합을 촉진한다.
한국소호은행 '독주' 전망
한국소호은행 외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예고한 곳은 소소뱅크(소상공인연합회 등),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 한국금융투자협동조합 등), 포도뱅크(한국소기업총연합회 등) 등이다. 다만 이들 3개 컨소시엄은 주요 금융 회사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해 자본력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실상 한국소호은행의 '독주 체제'가 형성된 셈이다.
유력 후보군으로 거론되던 컨소시엄들의 제4인터넷은행 도전 의사 철회 역시 한국소호은행에는 호재다. 앞서 지난 17일 더존비즈온의 더존뱅크는 제4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중소기업 특화 은행을 목표로 하던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신한은행의 참여가 유력해지며 시장의 주목을 받았지만, 최종적으로 인터넷은행 비즈니스 추진에 따른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투자연계(P2P) 플랫폼 렌딧이 주축이 된 유뱅크 역시 같은 날 예비인가 신청 여부를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시장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하반기 중에 예비인가 신청을 다시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네이버클라우드, 렌딧, 삼쩜삼, 트래블월렛 등 AI·ICT 기업과 대교, 현대백화점, MDM플러스 등 라이프스타일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금융 부문에서는 현대해상이 참여를 확정했으며, IBK기업은행이 합류를 검토해 왔다.

케이뱅크의 'IPO 굴욕'
더존뱅크와 유뱅크의 우려에서 알 수 있듯, 현재 인터넷은행에 대한 시장 여론은 전반적으로 침체한 상태다. '선배 인터넷은행' 케이뱅크의 반복되는 상장 실패는 이 같은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케이뱅크는 앞서 지난 2023년 2월 투자 심리 위축 등을 고려해 한 차례 상장을 연기했으며, 지난해 8월 다시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10월 말 상장을 목표로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했다. 하지만 수요 예측 결과는 부진했고, 결국 올해 1월 또다시 IPO 철회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케이뱅크는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IPO 추진 안건을 의결하며 증시에 세 번째 도전장을 내밀었다.
케이뱅크가 IPO를 포기하지 못하는 배경에는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있다. 케이뱅크는 2021년 6월 베인캐피털·MBK파트너스·MG새마을금고·컴투스 등으로부터 7,250억원을 투자받았다. IPO 완료일에 연 8% 이상의 내부수익률(IRR)을 보장하겠다는 조건이었다. 내년 7월까지 이 같은 조건으로 상장이 이뤄지지 않으면 FI들은 대주주 BC카드의 지분을 포함해 보유 지분을 매각할 수 있는 권리(동반매도청구권)를 손에 쥐게 된다. FI가 동반매도청구권 행사를 결정할 경우, BC카드는 이들의 지분을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사실상 7,250억원어치 채무를 갚아야 하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FI가 높은 초과수익을 위해 공모가 상향을 고집하며 케이뱅크 IPO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2021년 투자에 참여한 FI들의 1주당 투자 단가는 6,500원이다. 지난해 상장 추진 시점 기준 주당 8,500원 안팎에서 공모가가 형성되면 계약 조건을 맞출 수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주당 희망 공모가는 FI의 뜻에 따라 9,500∼1만2,000원 수준까지 무리하게 상향 조정됐고,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비교 대상이었던 카카오뱅크 대비 과하게 높게 책정됐다. 결국 케이뱅크는 고평가 논란 끝에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