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산업 보조금, 글로벌 무역 ‘핵심 쟁점’ 일부 중국 기업, 정부 지원 통해 글로벌 시장 지위 급상승 추가 자료 확보해 ‘글로벌 경제 영향’ 분석 필요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제조 기업에 대한 각국의 정부 보조금은 국제 무역의 핵심 이슈 중 하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자료를 통해 전 세계 주요 제조업체들의 보조금을 분석한 연구는 아직 전체 보조금 규모가 기업들의 매출 규모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라고 결론 내린다. 하지만 일부 중국 기업들이 정부로부터 저금리 대출 형태의 지원을 받아 글로벌 시장 지위를 강화하고 있는 모습은 눈에 띈다.

주요 경제권 ‘산업 보조금’, 국제 무역 ‘최대 이슈’
주요 산업에 대한 각국 정부의 재정적 지원은 오랜 기간 글로벌 무역의 핵심 쟁점이었으며 최근 기후 변화와 코로나19 팬데믹, 공급망 위기 등을 겪으며 논란이 격화됐다. 여기에 공정 경쟁과 지정학적 갈등에 대한 우려가 추가되면서 이제는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급증하는 관심에도 불구하고 각국 정부의 보조금 규모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수의 정부가 지원 내역을 온전히 공개하지 않는 데다 보고 기준도 각기 달라 국가 간 비교도 어려운 편이다.
OECD의 제조업 그룹 및 산업 기업(MAnufacturing Groups and Industrial Corporations, MAGIC) 데이터베이스(이하 데이터베이스)는 주요 제조업 분야 보조금 정보를 기업 단위로 제공해 현황 파악에 도움을 주고자 도입됐다. 구체적으로 2005~2022년 기간 14개 산업에 걸쳐 482개의 대규모 제조업체에 제공된 보조금을 기록했다. 상장사 또는 개인 소유의 이들 기업은 각자 산업에서 글로벌 매출 및 설비 규모의 2/3 이상을 차지한다.
해당 데이터에 나타난 정부 지원의 형태는 세 가지로 구분되는데, 정부의 직접 보조금과 특별 조항에 따른 소득세 감면, 시장 금리보다 현저히 낮게 제공되는 융자금이 그것이다.
중국 정부 보조금 규모, “압도적”
데이터베이스에 포함된 기업의 절반이 OECD 가입국을 기반으로 하며 그중에서도 유럽연합(EU)과 미국 기업이 상당수를 차지한다. 하지만 정부 보조금 규모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중국 기업들이다. 복수의 소재지에서 지원을 받는 대부분의 다국적 기업과 다르게 이들 중국 기업은 국내 생산 위주로 자국 정부로부터 대부분의 보조금을 수령한다.
해당 데이터베이스는 기업 수준 데이터를 중심으로 하기 때문에 투명성이 떨어지는 지역에서 수령한 보조금이나 정부 보증 채무 등 간접적 지원까지 어느 정도 파악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규제 및 자원 이용상의 특혜, 시장 가격보다 싼 토지 취득 등은 잡아내기 어렵다.
주요 제조 기업에 대한 정부 보조금은 사실 보편화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조사 대상 기업이 보조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지원 규모는 기업 및 산업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난다. 즉 평균적으로만 보면 정부 보조금은 기업 매출의 0.6% 수준으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매출의 15%를 넘는 높은 수준의 보조금도 발견되는데 대부분 중국 기업이며 이들이 속한 산업은 알루미늄, 시멘트, 유리, 반도체 등에 걸쳐 있다. 이들이 강력한 시장 지위를 굳히는 데 지속적인 보조금 지원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 정부, ‘저금리 대출’로 제조업 지원
보조금의 또 다른 특징은 대부분 기업의 고정 자산 투자보다 크다는 것인데 이는 해당 기업의 사업 확장 및 기술 투자 의사 결정에 보조금이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소규모 기업 및 국영 회사들이 대규모 다국적 기업보다 매출 대비 높은 비율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국가별, 산업별 특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중국 기업들은 주로 시장 금리 이하의 대출을 통해 매출 규모 대비 높은 비율의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산업별로는 철강을 포함한 중공업 부문의 정부 지원 대출 의존도가 높았다. 시기별로는 2008년 금융 위기를 포함한 경제 위기 시에 정부 지원이 급증한 사실이 발견되고 중국은 2015년 국내 금속 생산업체들을 중점적으로 지원한 바 있다.

주: 중국, 아시아태평양, 유럽, 북미, 기타(좌부터), 매출 대비 비율(%)(Y축), 직접 보조금(청색), 세금 감면(주황), 저금리 대출(연두)/출처=CEPR

주: 태양광 전지 및 모듈, 알루미늄, 반도체, 조선, 철강, 시멘트 및 건설 자재, 통신 장비, 비료, 철도 차량 및 신호 장치, 풍력 발전용 터빈, 항공우주 및 방위, 자동차, 화학, 유리·세라믹·내화물(위부터) / 직접 보조금(청색), 소득세 감면(주황), 저금리 대출, *매출 대비 비중(%)/출처=CEPR
중국, ‘태양 전지, 조선, 통신 장비, 알루미늄’ “약진”
한편 대부분의 산업 분야가 기업별로 안정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한 반면 일부 중국 기업들이 급격한 성장을 기록했다. 대부분 태양 전지판과 조선, 통신 장비, 알루미늄 등의 영역에서 OECD 회원국 기업들을 제치고 만들어낸 결과다.

주: 시장 점유율 변화(%P)(X축), 기업 수(Y축), OECD 회원국(연두), 중국(주황)/출처=CEPR

주: 태양광 전지 및 모듈, 조선, 철강, 알루미늄, 통신 장비, 시멘트, 철도 차량, 풍력 발전용 터빈, 비료, 화학, 자동차, 항공우주 및 방위, 유리·세라믹, 반도체(위부터) / 중국(청색), 유럽(주황), 북미(연두), 아시아태평양(갈색), 기타(회색)/출처=CEPR
이렇게 중국 기업들이 시장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는 부문이 늘고 있지만 OECD 기반 기업들이 장악력을 잃지 않고 있는 분야도 있다. 특히 자동차, 항공우주 및 방위, 반도체, 풍력 발전용 터빈 등의 분야에서는 OECD 기업들이 80%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OECD 데이터베이스는 각국의 산업 보조금과 글로벌 시장 영향을 이해하기 위한 귀중한 자료를 제공한다. 하지만 부족한 데이터를 보강해야 포괄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특히 보조금이 기업 생산성과 투자 의사 결정 및 시장 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가 반드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원문의 저자는 자한 소바주(Jehan Sauvage) OECD 애널리스트 외 5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Government subsidies for large manufacturing firms: Insights from the OECD MAGIC database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