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홈플러스 사태 일파만파, 사모펀드 ‘LBO’ 제동 걸리나
Picture

Member for

5 months 1 week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수정

바이아웃 PEF 업계서 주로 쓰이는 LBO
"과도한 레버리지 비율이 화 불렀다"
피인수기업 재무상태 및 PEF 부채상환능력 꼼꼼히 따질 듯

이번 홈플러스 사태 이후 사모펀드(PEF) 업계에서 차입매수(LBO·Leveraged Buyout)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움직임이 일부 주춤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LBO 등으로 기업을 인수했다가 홈플러스처럼 이자율위험이나 파산위험 등에 노출될 수 있는 탓이다.

MBK 빚투 ‘부메랑’

2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 이후 인수금융시장에서 피인수기업의 재무상태와 PEF의 부채상환능력 등이 중점 검토 항목으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PEF업계가 LBO 거래로 기업을 인수하는 데 일부 제한이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LBO 거래가 부채를 일으켜 수익률을 제고할 수 있으나 홈플러스처럼 회생절차를 밟는 등 실패할 수 있기 때문이다.

LBO 거래는 PEF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등 여러 기업을 인수할 때 활용했던 방식으로, 피인수 회사 자산을 담보로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려 경영권을 확보한 뒤 돈이 될 만한 자산을 팔아 부채를 갚는 인수 전략이다. 이는 경영권을 사고파는 바이아웃 PEF가 수익률 극대화를 위해 활용하는 전략인 만큼, 그 자체를 문제 삼을 수는 없다.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통상 LBO의 타당성 분석을 할 때 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Debt-to-EBITDA Multiple)을 쓴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 차입금 대비 EBITDA 배율은 4~5배 안팎으로 추산된다. 이는 LBO 거래에서 글로벌 평균 수준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비율이 과할 경우에는 피인수 기업의 경영 악화로 이어지는 등 자칫 화를 부를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도 규제 검토에 나서는 분위기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8일 열린 정무위원회에 출석해 "LBO와 관련해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며 "LBO는 M&A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방식이지만,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어 여러 사례와 외국 제도 등을 보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高레버리지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자초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5년 약 6조원(부채 제외)을 들여 홈플러스를 인수하면서 이 중 50%에 달하는 약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해 자금을 마련했다. 당시 금리는 4% 중반으로 전해졌다. 이를 감안하면 이자 비용만 연 2,000억원이다. 인수 이듬해인 2016년 홈플러스의 영업이익이 3,000억원가량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익의 대부분이 이자 비용으로 사용된 셈이다.

MBK는 홈플러스를 인수한 직후부터 주요 점포 12곳을 처분했다. 수혈된 매각 자금은 모두 빚을 갚는 데 활용됐다. 꾸준한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 인수 당시 조달한 빚 대부분을 상환했지만, 회사를 운영할 자금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MBK는 지난 2024년 초 메리츠금융에 다시 1조2,000억원을 빌리는 결정을 했다. 전국 62개 점포를 부동산담보로 신탁한 뒤 메리츠금융을 1순위 우선수익권자로 설정해 주는 조건이다.

이들 점포의 감정가액 합계는 4조8,000억원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홈플러스 경영이 사실상 중단된 상황에서 점포 매력도가 떨어지면 감정가액이 크게 하락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리파이낸싱이 급했던 홈플러스가 주요 매장을 담보로 무리한 차입을 또 한 번 강행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도 대출을 고려했지만, 결렬됐고 결국 메리츠금융이 10% 이자로 이를 받아들였다.

그런데 2023~2024년은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시중금리에 인수금융 금리가 8%에 육박하던 시절이다. M&A 시장마저 경색됐던 시기다. 하지만 운영 자금에 급했던 MBK는 10%의 고금리로 레버리지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2015년 홈플러스 인수 당시와 이후 이어진 고레버리지로 홈플러스 기업회생을 자초했다는 비판을 받는 이유다.

홈플러스 부채 8.5조 후폭풍

이번 사태로 금융시장에서는 PEF의 신뢰도는 급격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투자자 행세를 하다가 본색을 드러낸 느낌이라는 말도 나온다.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2012년 유럽 재정위기 등을 발판 삼아 성장하면서 큰손이 되다 보니 본래 목적을 상실했다는 의구심마저 든다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홈플러스의 부채가 침체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전체 부채 규모는 8조5,201억원이다. 규모별로는 리스부채가 3조8,501억원으로 가장 크다. 이어 메리츠금융그룹과 은행에 각각 1조2,000억원과 1,106억원 등 1조3,015억원의 일반대출, RCPS(전환상환우선주) 1조655억원 등 순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수출 둔화와 부동산 및 소비 위축 등 내수 침체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계속 하향 조정되는 한국 경제에 직격탄은 아니겠지만, 스트레스를 가중하는 사건이 될 것"이라며 "MBK 김병주 회장 사재 출연이 의미 있는 규모가 아니라면, 홈플러스가 살아나기 위해서는 부동산 매각이 유일한 수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가 인수한 홈플러스와 네파에서 손실을 보더라도 IRR(내부수익률) 15%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돈은 PEF가 벌고, 금전적‧사회적 손실은 국민이 입는 상황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Picture

Member for

5 months 1 week
Real name
김차수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정확성은 신속성에 우선하는 가치라고 믿습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신선한 시각으로 여러분께 유익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