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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쉬인, 저가 경쟁 속에 수익성 악화, 런던 증시 상장 불투명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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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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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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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mma78@giai.org
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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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영업이익 40% 감소하며 부진
中 테무와의 경쟁 심화로 비용 상승
실적 악화에 美 관세 조치도 리스크

지난해 중국 패스트 패션 업체 쉬인(Shein)의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며 시장 기대치는 물론 2023년 쉬인이 투자자 설명회에서 제시한 추정치에도 크게 못 미쳤다. 여기에 자국의 저가형 이커머스 플랫폼과의 경쟁,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 미국과 유럽의 규제 압박 등 악재가 복합적으로 맞물리면서 기업가치를 낮춰 잡으라는 압박까지 받고 있다. 이에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쉬인의 기업공개(IPO)도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2년 전 제시한 추정치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

24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쉬인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0% 감소한 10억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추정된다. 연 매출은 19% 증가한 380억 달러(약 54조6,000억원)로 예상된다. 이러한 실적은 쉬인이 지난 2023년 투자자 프레젠테이션(PT)에서 제시한 실적 전망치인 매출 450억 달러, 영업이익 48억 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08년 설립 쉬인은 2023년 20억 달러(약 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최고 실적을 달성했지만 불과 1년 만에 성장세가 꺾인 것이다.

FT는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테무(Temu)와의 저가 경쟁을 꼽았다. 테무는 최저가 입찰 시스템을 통해 공급업체에 극단적인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때문에 쉬인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기가 쉽지 않았다. 더욱이 테무가 쉬인의 중국 공급업체 일부를 확보하면서 두 회사 간 업체 유치 경쟁이 벌어졌고 이 과정에서 쉬인의 항공 운송비와 마케팅 비용이 증가했다. 이에 쉬인은 사업 다각화를 추진했으나 결국 다시 패션 사업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선회하는 등 혼란을 겪었다.

英 정치·금융권, 쉬인 IPO에 '부정적'

실적 악화와 수익성 하락으로 인해 쉬인의 런던증시 상장 작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쉬인은 오는 4월을 목표로 IPO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 초 영국을 찾은 도널드 탕 쉬인 회장은 제러미 헌트 영국 재무부 장관과 런던 증권거래소 고위 관계자들을 만나 상장의 필요성과 상호 이익에 대해 어필했다. 이후에도 노동당 그림자 내각의 산업부 장관인 조너선 레이놀즈 의원 등 노동당 주요 정치인들과도 접촉하며 런던증시 상장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최근에는 영국 내 1만7,000평 규모의 물류 창고 건설을 위해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하는 등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작업에도 돌입했다.

하지만 영국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쉬인의 IPO를 반기지 않고 있다. 영국 의회는 쉬인의 중국 제조 공장에서 이뤄지는 취약한 노동 관행과 공급망 내 강제노동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다. 지난달에는 의회 상무무역위원회가 관련 청문회를 열었지만, 쉬인 측 변호인이 일부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면서 쉬인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됐다. 논란이 많은 기업이 영국 금융시장의 신뢰를 해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쉬인은 싱가포르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중국에 대부분의 제조 시설과 공급망을 두고 있다.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취약한 만큼 일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거래하기에는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상장 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몸값을 낮추라는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쉬인은 2020년 제네럴애틀란틱과 아랍에미리트(UAE) 국부펀드 무바달라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1,000억 달러(약 14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하지만 2023년 펀딩 라운드에서는 대중국 규제 리스크, 이커머스 시장의 둔화 흐름 등을 이유로 660억 달러의 기업가치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원활한 상장을 위해 한 번 더 기업가치를 500억 달러(약 65조원)으로 낮춰잡았지만, 지난해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면서 최근 일부 투자자와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선 기업가치를 300억 달러(약 45조원)까지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중국 관세 폭탄에 '엎친 데 덮친 격'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 조치 또한 쉬인의 상장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글로벌 데이터에 따르면 쉬인은 지난해 미국에서만 전 세계 매출의 28%에 해당하는 85억 달러(약 12조1,000억원)를 기록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중국산 수입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800달러(약 116만원) 미만 수입품에 대한 면세 혜택을 철회했다. 저가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쉬인으로서는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 800달러 미만 상품에 대한 면세 혜택 폐지는 보류됐지만, 업계에서는 쉬인의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더군다나 유럽연합(EU)도 쉬인을 '초대형 온라인 플랫폼(VLOP)'으로 지정하면서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받을 가능성도 짙어지고 있다. 중국 내 생산기지와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 역시 자국에 대부분의 생산시설과 공급업체를 두고 있는 쉬인이 영국에서 상장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듯 쉬인을 둘러싼 비즈니스 환경이 갈수록 악화하다 보니 업계에선 쉬인의 연내 상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쉬인은 지난해 영국 규제당국에 IPO 관련 서류를 제출했는데, 오는 7월부터 상장 규칙 일부가 개정돼 이 기간 내에 상장을 완료하지 못하면 처음부터 상장 절차를 다시 밟아야 한다. 앞서 쉬인은 2023년 뉴욕증시 상장을 추진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소(SEC)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2년 전인 2021년에도 뉴욕증시 상장을 시도했으나 미·중 무역 갈등, 신장위구르 지역 강제노동 등의 논란이 제기되며 보류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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