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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파월에 또 금리인하 압박, 연준 독립성 우려에 달러 가치 뚝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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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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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백악관 연설서 기준금리 인하 재촉구 
"파월 해고 않겠지만 무언가 압박해야 할지도"
학계 "중앙은행, 포퓰리즘에 휘둘리면 물가 치솟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멍청이(numbskull)“라고 비난하며 기준금리 인하 압박 수위를 재차 끌어올렸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지만, 트럼프 진영이 사실상 파월의 조기 퇴진을 유도하려는 정치적 공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림자 연준 의장(shadow Fed chair)'을 내정해 놓고 시장에 미리 금리 인하 기대감을 조성하려 한다는 해석이다.

"느림보, 멍청이" 공개 비난

1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금리를 2%p 내리면 미국은 매년 6,000억 달러(약 820조원)를 절감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그러나 오로지 이 사람(파월 의장)은 이것을 하지 않는다. 이 한 명의 멍청이가 앉아서 ‘지금 금리를 인하할 충분한 이유를 못 찾겠다’고 말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만약 인플레이션이 오르고 있다면 금리를 올리는 것도 괜찮지만 지금은 하락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파월을 해고하지 않겠지만 "무언가를 하도록 압박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역시 "파월 의장이 제 역할을 하고 금리를 인하하면 우리가 얼마나 많은 돈을 절약할 수 있을지 믿을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었다. 하워드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경제는 준비됐다"며 "(일은) 쉽다. 인플레이션은 낮고 파월은 곧 일을 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미국의 5월 도매물가 상승률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에도 불구하고 일부 경제학자들의 예상보다 낮았던 것으로 확인된 이후 나왔다.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전월 대비 0.1%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0.2%를 밑돌았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PPI도 전월 대비 0.1% 상승해 예상치인 0.3%에 못 미쳤다. 또한 전날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전월 대비 0.1% 상승해서 전망치이자 전월 수치인 0.2%에 못 미쳤다. 근원 CPI도 전월 대비 0.1% 올라서 예상치인 0.3%를 하회했다.

트럼프의 파월 흔들기, 인플레이션 재앙 부를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연준을 지속적으로 압박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관세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제 지표에서 인플레이션이 우려만큼 급등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은 연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에도 연준이 1%p의 금리인하를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JD 밴스 부통령도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지 않는 건 통화정책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중앙은행이 정치인들의 공격이나 입김에 흔들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통화정책을 펼쳐야 물가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적인 경제학자 라구람 라잔 시카고대 부스 경영대학원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정치 지도자는 대개 금리를 낮춰 단기적인 경기 부양을 꾀하지만, 중앙은행은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금리 정책에 대한 입장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물가가 올라 대다수 사람이 고통받는 상황을 피하려면 중앙은행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금리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4%로 연준의 관리 목표(2%)까지 내려오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관세 정책 영향으로 다시 높아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라잔 교수는 “정치적 압력에 흔들리지 않고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겠다는 강력한 의지(기준금리를 높게 유지)를 드러낼 수 있어야 중앙은행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했다. 하비 교수는 튀르키예를 예로 들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2021년 3월 취임한 지 넉 달 된 중앙은행장을 “기준금리를 인상했다”는 이유로 해임했다. 이후 튀르키예 물가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됐고, 2022년 10월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5.5%까지 치솟았다.

美 헤지펀드 큰손 "내년 달러 가치 10% 하락할 수 있어"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과 중앙은행 독립성 침해로 인해 내년 달러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우려가 달러화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어서다. 헤지펀드업계 큰손인 폴 튜더 존스는 11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단기 금리의 급격한 하락으로 향후 1년간 달러화 가치가 10%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1년 내 단기 금리를 대폭 인하하게 될 것이란 건 모두 알고 있다”며 “그리고 그에 따라 달러 가치는 상당히 많이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에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수익률 곡선이 가팔라지면서 달러화 매력이 줄어 달러화 가치도 내려갈 것으로 본 것이다.

블룸버그 달러 지수는 올해 들어 현재까지 약 8% 하락했다. 이는 2005년 지수 출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 전쟁으로 정책 변동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옵션 시장 참여자들은 달러화 약세가 지속될 것에 대비하고 있다”며 “달러화에 대한 투자자 심리는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회복됐지만, 투자자들 대부분 향후 한 달간 달러가 주요 통화 바스켓 대비 하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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