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퇴직연금으로 비트코인 투자할 수 있다" 트럼프의 과감한 한 수
Picture

Member for

9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트럼프, 퇴직연금 대체 자산 투자 허용한다
'고위험·고수익 투자' 보편적인 시장 상황 고려
美 국부펀드 설립 관련 논의도 재조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퇴직연금(401k) 시장을 암호화폐를 비롯한 대체 자산에 개방한다. 퇴직연금 적립금을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보편적인 자국 시장의 특성을 고려, 대체 자산 투자를 허용해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401k 시장 개방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7일(이하 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401k 시장을 암호화폐, 금, 사모펀드에 개방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401k는 미국 내국세입법(IRC)에 따라 민간 사업장에서 종업원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DC형 퇴직연금 제도로, 미국 직장인들이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꼽힌다. 미국자산운용협회(ICI)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DC형 퇴직연금 적립금은 9조8,000억 달러(약 1경3,005조원)에 이른다.

지금까지 401k 자산의 투자처는 상장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한정돼 있었다. 이번 행정명령은 전통 자산 시장에 붙잡혀 있던 막대한 규모의 은퇴 자금이 대체 자산에 유입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조치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FT는 “이번 행정명령에는 암호화폐가 주류 투자 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은퇴 자금 관리 방식에 급진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지난해 대선 때 “미국을 암호화폐의 수도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는 등 친(親)암호화폐 정책을 약속한 바 있다.

美 퇴직연금 투자 기조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처럼 과감한 수를 둘 수 있었던 것은 미국에서는 퇴직연금을 주식, 타깃데이트펀드(TDF) 등 원리금비보장형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보험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DC형임에도 원리금보장형(2022년 기준 83.3%) 비중이 지배적인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 DC형 퇴직연금은 대부분(2021년 기준 97%) 고수익 상품 투자에 집중돼 있다.

이 같은 투자 문화가 조성된 배경에는 2006년 도입된 적격디폴트옵션(QDIA, 별도의 투자 결정을 내리지 않은 참가자의 자금을 자동으로 투자하는 펀드) 제도가 있다. 당시 미국 노동부는 연금보호법(PPA)을 통해 DC형 퇴직연금을 운영하는 사업자에 QDIA에 의한 투자 손실과 관련한 면책권을 부여했고, 이에 따라 근로자에게 QDIA를 제공하는 DC형 퇴직연금이 급증하기 시작했다.

미국 DC형 퇴직연금에서 QDIA 지정 대상으로 허용한 유형은 △TDF △밸런스펀드(BF) △스테이블밸류펀드(SVF) △매니저 어카운트(MA)다. 미국 근로자들은 특히 투자자들의 생애 주기에 맞춰 운용사가 알아서 자금을 운용해 주는 TDF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006년 이전 35%에 불과했던 DC형 퇴직연금 내 TDF 투자 비율은 2021년 92%로 수직 상승했다.

암호화폐에 '나랏돈' 쏟는 국가들

트럼프 행정부의 주도 아래 암호화폐 시장에 대규모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하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올해 초 진행된 국부펀드 관련 논의도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국부펀드 설립을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국부펀드는 정부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 주식, 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자금을 투입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암호화폐를 비롯한 디지털 자산을 펀드에 포함할 것이라고 직접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시아 루미스(공화당) 상원의원이 소셜미디어(SNS) X(구 트위터)에 비트코인 기호(₿)를 사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은) ₿대단한 일"이라는 글을 게재하면서 암호화폐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펀드가 디지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생각보다 터무니없는 일이 아니다.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와 싱가포르 등 다수의 국가가 국부펀드의 일부를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에 할당하고 있다. 암호화폐 연구 회사 케이33(K33)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최대 규모의 국부펀드 중 하나를 운영 중인 노르웨이는 2024년 간접적인 비트코인 할당 금액을 무려 4억 달러(약 5,560억8,000만원) 규모까지 확대하기도 했다.

Picture

Member for

9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