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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위안화 수입 결제 비중 역대 최고, 세계 시장에선 유로화 앞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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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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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세상의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국내외 이슈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분석을 토대로 독자 여러분께 깊이 있는 통찰을 제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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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수입 결제 비중 6년 연속 증가세
반도체 등 대중 교역 품목에서 비중 늘어
국제적으론 청산은행 등으로 위안화 확대

지난해 한국의 수입 결제 대금에서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3.1%로 집계되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위안화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위안화 결제 비중은 6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도체, 철강, 자동차부품 등 중국과의 교역이 많은 품목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가 확대된 데다, 중국 정부의 국제화 정책과 직거래 시장 활성화 등 구조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수입 대금 결제 위안화 비중 1년 새 0.7%p↑

2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수출 대금 결제에서 미 달러화 비중은 84.5%로 집계됐다. 이어 유로화(6.0%), 엔화(2.0%), 원화(2.7%), 위안화(1.5%) 순으로 나타났으며 5개 주요 통화의 비중은 전체 수출의 96.7%를 차지했다. 2023년과 비교하면 달러화 결제 비중은 1.4%포인트(p) 올랐고, 유로화(-0.8%p), 엔화(-0.3%p), 원화(-0.2%p), 위안화(-0.2%p)는 하락했다. 특히 달러화 결제 비중이 높은 반도체, 컴퓨터 주변기기, 선박 등 품목을 중심으로 달러 결제가 증가(10.0%)하면서 비중이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수입 대금에서는 달러화 결제 비중이 80.3%로 전년 대비 0.3%p 하락했다. 이어 유로화(5.7%), 엔화(3.7%), 원화(6.3%), 위안화(3.1%) 순으로 나타났으며 5개 통화의 결제 비중은 전체 수입의 99.2%를 차지했다. 특히 위안화의 결제 비중은 전년 대비 0.7%p 상승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철강제품, 자동차부품 등을 중심으로 위안화 결제 수입이 증가(27.9%)하면서 전체 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늘었다. 반면 원화(-0.3%p), 달러화(-0.2%p), 엔화(-0.1%p), 유로화(-0.1%p)는 비중이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과의 교역 확대 외에도 수입 대금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이 꼽힌다. 2014년 한·중 정부는 위안화가 달러화를 거치지 않고 직접 원화와 교환될 수 있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을 개설했다. 이위안화를 국제 결제통화로 확대하고, 아시아 금융 허브로서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조치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뿐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해 왔다"며 "이러한 노력에 힘입어 한국 수입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이 6년 연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교역 규모가 큰 한국을 향한 중국의 위안화 결제 압력도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로 중국 수출업체가 한국 수입업체에 위안화 결제를 요구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품목일수록 위안화 결제 비중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수입 대금의 위안화 결제 규모는 2014년 25억 달러에서 지난해 195억 달러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중국으로부터 부품이나 원자재 등을 들여오는 국내 제조업체 대부분은 중소기업으로, 거래처가 제한적이어서 중국 파트너사의 결제 요구를 사실상 수용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中 위안화 굴기로 세계 시장에서도 비중 늘려

위안화의 영향력은 한국뿐 아니라 세계 무역시장 전반에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무역 결제에서 위안화가 차지한 비중은 7%로 유로화(6%)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2020년 2%대에 머물렀던 위안화 결제 비중이 불과 4년 만에 세 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금융 제재로 달러·유로 결제가 어려워진 러시아는 중국과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급격히 늘린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같은 기간 달러화 결제 비중이 81%로 여전히 국제 무역과 금융시장에서 압도적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이어진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 금리 인하 지연, 지정학적 리스크, 일부 국가의 탈달러화 움직임 등으로 결제 비중은 소폭 감소했다. 유로화는 유럽연합(EU) 내에서는 여전히 중요한 결제 통화지만, 세계 시장에서는 위안화에 추월당하며 2위 자리를 내줬고 엔화, 파운드화 등 다른 주요 통화들도 결제 비중이 점진적으로 줄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같은 흐름은 중국 정부가 추진해 온 ‘위안화 굴기’ 전략의 성과로 평가된다. ‘위안화 굴기’는 위안화를 달러화, 유로화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제적 통화로 만들겠다는 전략적 목표에서 출발했다. 이 정책의 취지는 중국 경제의 위상에 걸맞은 통화 영향력을 확보하고, 무역·투자 거래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여 경제적·금융적 자율성을 높이려는 데 있다. 위안화 국제화 정책의 본격적인 시작은 2009년으로 당시 중국 정부는 상하이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위안화 무역 결제를 처음 도입했다.

사우디·몽골 등과도 통화스와프 협정 체결

최근 위안화 국제화 정책은 △위안화 국제결제시스템(CIPS) 사용 확대 △중국 전자결제서비스 위챗페이 해외 진출 △통화스와프 계약 확대 등 3가지로 압축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의에서 달러 패권에 맞서 SCO 회원국 간의 독자적인 지불 ·결제 시스템 도입을 제안했고 외국과의 정상회담에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안화 결제를 강조해 왔다. 지난달에는 캄보디아를 방문해 CIPS 참여 방안을 협의했다. CIPS는 달러 기반 국제결제시스템 SWIFT에 대항해 2015년 중국이 자체 구축한 위안화 기반 국제결제시스템이다.

위안화 기반 결제 인프라로는 위안화 청산은행을 확대하고 있다. 위안화 청산은행은 중국 역외에서 발생한 위안화 거래의 결제와 정산을 담당하는 곳으로 중국 인민은행의 실시간 결제시스템(CNAPS)과 직접 연결돼 중국 밖에서 이뤄지는 위안화 거래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22년 이후 라오스,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브라질, 세르비아 등 신흥국에 위안화 청산은행이 잇따라 설립되며 해당 국가의 위안화 결제 인프라가 크게 확충됐고 이를 통해 위안화 결제 비중이 급증했다.

전자결제서비스 위챗페이는 최근 카자흐스탄 최대 은행인 할릭뱅크와 제휴를 맺고 중앙아시아에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번 제휴로 카자흐스탄 전역에서 중국 관광객이 위챗페이 QR코드를 사용해 손쉽게 결제할 수 있게 됐다. 위챗페이는 이미 동남아, 일본, 유럽 등 40여 개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현지 은행·가맹점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결제 인프라를 넓혀왔다. 중국 내에서는 단순 결제를 넘어 교통, 공과금, 자산관리 등 다양한 생활·금융 서비스를 통합한 ‘슈퍼 앱’으로 자리 잡았다

통화스와프도 위안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2023년 4월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은 중국과의 통화스와프 활성화를 선언했다. 달러화 급등으로 인한 부담을 줄이고 자국 통화인 페소화의 불안정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올해 5월에는 브라질과의 기존 통화스와프 협정을 5년 연장했으며, 중국과 브라질 양국 간 무역에서 달러 의존도를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이 외에도 사우디아라비아, 아르헨티나, 몽골 등 주요 원자재 생산국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신규 채결하거나 갱신해 위안화 결제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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