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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인수전 완주 의지 다진 KCGI, 시장 분위기는 다르게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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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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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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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말까지 매각 절차 그대로 진행
이달 예정 적격성 심사도 무기한 연기
산적한 과제 해결 못 하면 공은 LF로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 중인 국내 독립계 사모펀드 운용사 KCGI가 올해 상반기까지 예정된 매각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국세청 특별 세무조사 대상에 이름을 올리며 인수전 완주가 힘들 수 있다는 시장의 부정적 전망과 사뭇 다른 행보다.

특별 세무조사로 인수 절차 줄줄이 연기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CGI와 한양학원은 한양증권 주식매매계약(SPA) 기한인 6월 말까지 매각 절차를 그대로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한양학원 관계자는 “계약 기간이 충분히 여유 있는 상황”이라며 “기간 종료 후에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크지만, 현시점에서는 당장 계약을 해지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한양학원이 재단 산하 한양산업개발의 높은 부채비율과 의료파업 장기화에 따른 한양대학교병원 지원 등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만큼 한양증권의 몸값을 조금이라도 높게 받기 위해 한양증권을 KCGI에 매각하려는 것으로 해석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차순위로 선정된 LF그룹으로 넘어갈 경우, 가격 하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한양학원 측은 “KCGI와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장에서는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진단이 나온 바 있다. 지난 11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KCGI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다. ‘재계 저승사자’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조사4국은 횡령이나 비자금 조성 등 혐의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를 전담하는 부서다. 대규모 기획 조사의 타깃이 된 만큼 KCGI의 한양증권 인수가 무산될 공산이 크다는 게 시장의 주된 시각이었다.

KCGI는 국세청의 세무조사에 성실히 응하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과 한양증권 인수를 위한 대주주 적격성 심사 시점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애초 이달 안에 적격성 심사가 이뤄질 예정이었으나, 이번 세무조사 착수로 심사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한 탓이다. 일반적인 세무조사 기간을 고려하면 상반기 내 조사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 6월께는 돼야 심사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자금조달 단계부터 ‘삐걱’

심사 재개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양학원의 고민 또한 깊어질 전망이다. KCGI에 한양증권을 매각해 숨통을 트일 것으로 기대했지만, 자금 조달은 물론 인수 가능성마저 확신할 수 없는 탓에 인수 금액은 다소 낮더라도 자금력이 충분한 LF그룹과의 거래를 염두에 두지 않을 수 없다는 지적이다.

KCGI는 2,448억원에 한양증권 보통주 376만9,733주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는 주당 6만5,000원에 달하는 가격으로 20일 오후 1시 기준 한양증권 주가 1만2,240원의 5배가 넘는 인수 금액이다. 나아가 차순위 협상자 LF가 제시한 인수대금인 주당 4만원대 후반과 대비된다. 이후 KCGI는 차순위 협상자와 가격 차이가 너무 크다는 이유로 인수가를 5만8,500원으로 조정했지만, 여전히 격차는 상당한 수준이다.

이처럼 과감한 베팅의 결과 KCGI는 인수자금 조달에 난항을 겪었다. 다올투자증권과 OK금융을 비롯해 외국계 운용사, 일반 기업 등을 찾아다녔지만 어느 곳에서도 투자확약서(LOC)를 끊어주지 않은 것이다. 여기에 인수금융 활용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통상 인수금융 조달에는 인수하는 주식을 담보로 50% 수준의 담보인정비율(LTV)이 거론되는데, 이번 경우는 인수금액 대비 주가가 너무 낮아 담보가치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2금융권의 자금집행이 대안으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저축은행과 캐피탈 등 2금융권의 자금 사정이 어렵다 보니 이들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것도 어려울 것이란 평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강성부 KCGI 대표가 일반 기업들을 찾아 직접 투자 의향을 묻기도 했다. 한 IB 관계자는 “강 대표가 기업들을 찾다니고 있지만 긍정적인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하며 “KCGI는 기업에 투자해 시장 주목도를 높인 후 주가가 오를 때 발을 빼는 행보를 보여왔는데, 이번 거래에선 같은 전략을 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KCGI 우협 지위 흔들리며 차순위 LF 급부상

이렇다 보니 한양증권 내부에서도 KCGI 매각 가능성이 옅어지는 분위기다. 당초 다올투자증권 대표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었던 임재택 한양증권 사장은 회사에 남아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선 임 사장의 잔류를 KCGI로의 매각을 포기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임 사장이 떠나기로 한 건 회사의 주인이 바뀌는 게 결정적인 이유였던 만큼 그의 행보가 한양증권 내부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KCGI에 밀려 아쉽게 한양증권을 놓쳤던 LF는 자금조달에 이어 세무조사 논란까지 불거진 KCGI의 낙마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산하에 코람코신탁을 거느리고 있는 LF는 그룹 차원에서 금융업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한양증권이 보유한 부동산 가치도 높게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양증권 대주주인 한양학원 역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만큼 이른 시일 내 매각을 마무리하기 위해 LF와의 물밑 협상에 들어설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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