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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신고가 만드는 외국인 머니” 도쿄 아파트, 버블 수준 가격 폭등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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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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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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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침체 벗어난 日 아파트값 상승세
도쿄 핵심지 폭등, 양극화 현상 뚜렷
내 집 마련 멀어진 서민들 불만 고조

일본 도쿄의 아파트값이 연일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엔저에 힘입어 외국인 자금이 대거 유입되는 가운데, 공급 부족이 맞물리면서 아파트 값이 버블기 정점을 넘어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평균 가격은 불과 5년 만에 85% 치솟았고, 핵심 지역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30% 이상을 차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이에 일본 내부에서는 외국인 투자 확산에 대한 반발과 시장 삼극화에 대한 위기감이 동시에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불붙은 도쿄 부동산 시장

17일 일본 부동산경제연구소에 따르면 도쿄 23구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20년 7월 평균 5,662만 엔(약 5억3,000만원)에서 올해 7월 1억477만 엔(약 9억9,000만원)으로 뛰었다. 5년 만에 85%가 오른 것이다. 이 같은 급등세는 지난달에도 이어졌다. 도쿄, 가나가와, 사이타마, 지바 등 1도 3현에서 출시된 신축 아파트의 평균가격은 1억75만 엔(약 9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28.4% 상승했다. 이 지역에서 지난달 출시된 신축 아파트의 평균 가격이 1억 엔을 넘은 것은 올해 3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 중 도쿄 23구는 고가격대의 대규모 물건이 많이 팔리면서 24.4% 상승했고, 평균 가격은 1억3,532만 엔(약 12억7,500만원)을 기록했다. 분양 가구수는 71.6% 증가한 1,045가구로, 고가격대의 분양 물건이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또한 사이타마는 우라와 지역과 가와고에 지역에서 타워맨션(고가 아파트)이 공급된 영향으로 42.9% 상승한 7,070만 엔(약 6억6,500만원), 가나가와는 6% 상승한 6,478만 엔(약 6억1,000만원), 지바는 11% 상승한 5,932만 엔을 각각 기록했다. 분양 가구수도 크게 늘었다. 8월의 수도권(1도 3현) 신축 분양 아파트 가구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1% 증가한 2,006가구를 나타냈다. 이는 3개월 만의 증가이다.

외국 투자자들 대거 유입

도쿄의 아파트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국인의 투자목적 구매가 꼽힌다. 외국인 방문객과 해외 투자 자금이 몰려들면서 도쿄의 집값이 특히 들썩인다는 분석이다. 실제 미쓰비시UFJ은행이 부동산 관련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지난해 7∼12월 신축 주택의 판매 실적 조사를 보면, 해당 기업 13곳 가운데 9곳이 지요다구, 시부야구, 미나토구 등 도쿄 핵심지 맨션의 구입자 중 외국인 비율이 20%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5곳은 30% 이상이라고 했으며, 한 곳은 절반 이상이 외국인 매수자라고 답했다.

일본 정부 차원의 명확한 실태 조사는 아직 없지만, 도쿄 부동산 구매자 가운데 상당수는 중국인으로 알려졌다. 중국 부유층이 도쿄, 요코하마, 고베 등 국제학교에 자녀를 대거 유학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인 학부모로부터 가장 인기를 끄는 곳은 도쿄대가 있는 분쿄구다. 분쿄구의 중국 국적 주민수는 2022년 4,792명에서 3년 만에 8,666명으로 증가했다.

이에 일본 내에서는 외국인 머니의 도쿄 부동산 시장 침투에 대한 반발이 커지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 불황을 극복하자는 취지로 사실상 외국인과 자국민이 동등한 조건에서 부동산을 구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했다. 지난 6월 치러진 참의원 선거의 최대 승자로 꼽히는 신생 정당 참정당은 ‘외국인의 부동산 매입 억제’ 등을 주요 정책으로 내세워 3년 전 2석에 불과했던 의석을 15석으로 늘렸다.

이런 도쿄의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진 서민들은 월세 시장으로 내 몰리고 있다. 일본 부동산중개업체 앳홈(AT Home)에 따르면 도쿄 23구에 거주하는 임차인의 소득에서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4%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소득 대비 월세 비율은 25∼30%가 한도치로 여겨지는데, 이를 넘어서는 상황은 가계에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한 중국인 건물주가 도쿄 임대 아파트의 월세를 일방적으로 2배 인상한 뒤, 세입자들이 반발하자 엘리베이터 운행을 중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10%만 오르고 나머지는 하락, 부동산 삼극화 현상 가속

다만 이 같은 집값 폭등 현상은 도쿄에만 집중돼 있다. 도쿄의 인접 도시인 사이타마시의 경우 같은 기간 3,094만 엔(약 2억9,000만원)에서 4,324만 엔(약 4억1,000만원)으로 올랐다. 지방의 오름폭은 더 완만하다. 나고야시는 일본 중부 아이치현의 중심 도시지만 같은 기간 2,359만 엔(약 2억2,000만원)에서 2,907만 엔(약 2억7,000만원)으로 올라 14%에 그쳤다.

도쿄 일극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시장에서는 ‘삼극화(三極化)’ 현상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10~15% 부동산이 ‘가격 유지 또는 상승’하는 반면 70% 부동산은 ‘완만하게 하락’하고 있으며 나머지 15~20% 부동산은 ‘사실상 가치가 없거나 하락’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시장 전체가 뜨겁게 급등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80~85% 부동산의 가치는 떨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일본 경제 전문가들은 일본 부동산 가격이 버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한다. 고소득자도 도쿄 시내 신축 아파트에 손을 대기 어려울 정도로 가격이 오르면서 ‘레이와(令和) 버블’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레이와는 2019년 시작된 일왕의 새 연호다. 전문가들은 레이와 버블이 1990년쯤 부동산 버블과 다른 건, 일부 고액 물건이 평균 가격을 끌어올리는 점이라고 짚었다. 실제 2023년에 준공된 ‘아자부다이힐즈’ 레지던스의 경우 펜트하우스 가격이 200억 엔(약 1,880억원) 이상이다. 이런 고가 아파트는 지요다, 미나토, 주오, 시부야, 신주쿠 등도심 5개 구를 중심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평균 가격을 밀어 올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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