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 Home
  • 글로벌시장
  • "월마트도 끝내 꺾였다" 美 산업계 휩쓴 관세發 인플레이션 공포

"월마트도 끝내 꺾였다" 美 산업계 휩쓴 관세發 인플레이션 공포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월마트, 2분기 매출 증가·영업이익은 마이너스
'CPI 선행 지표' PPI도 수년 만에 최대 상승폭 기록
물가 상승세 가시화, 인플레이션 재점화 목전인가

미국 대표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이윤이 줄고 있다며 상품 가격 조정 가능성을 암시했다. 미국발(發) 관세 전쟁으로 인해 이윤 감소 국면이 장기화하자, 산업계 곳곳에서 물가 인상 흐름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저가 정책 유지하던 월마트, 한계 부딪혔나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월마트는 이날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상대국 관세가 본격화하면서 가격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가을~연말로 이어지는 휴일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재고를 확보하는 시기에 상품 조달 비용이 오르자, 공개적으로 가격 인상의 여지를 열어둔 것이다. 월마트 미국 지점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약 3분의 1은 중국과 멕시코, 베트남, 인도 등 국가에서 수입된다. 더그 맥밀런 월마트 최고경영자(CEO) 역시 “지금까지는 관세 영향이 점진적이라 변화가 다소 미미했다”라면서도 “관세 부과 이후 재고를 새롭게 보충하기 시작하면서 매주 비용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있으며, 이 추세는 연말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월마트는 판매가를 최대한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해 힘써 왔다. 지난 2분기 기준 월마트 미국 매장 4,600개의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1%였다. 이는 전 분기보다 두 배 이상 오른 수치지만, 같은 기간 미국 전체 물가상승률보단 낮은 수준이다. 경쟁업체 대비 낮은 가격대를 유지한 덕에 같은 기간 글로벌 매출은 4.8%(1,774억 달러)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2% 줄어든 73억 달러(약 10조1,616억원)까지 미끄러졌다. 이와 관련해 FT는 “미국 소비자들이 시장 평균을 웃도는 가격 상승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월마트의 매출이 급증했지만, 이익은 예상치에 미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산업계의 가격 인상 릴레이

관세 전쟁의 '후폭풍'에 휘말린 것은 월마트뿐만이 아니다. 회사의 수익을 줄여 관세 부담을 감내하던 기업들이 하나둘 궁지에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CBS뉴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최근 현지 전문가들은 향후 미국 신발·의류 수입품 가격이 30~40%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다수의 핵심 수입국에 고율 관세가 매겨진 만큼, 제품 가격이 빠르게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수입산 신발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중국에는 34%에 관세가 부과된 상태다. 주요 의류 수입처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인도에는 각각 20%, 19%, 50%의 관세가 매겨졌다.

자동차 업계 역시 속속 미국 시장 내 가격 인상을 결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가격 조정 소식을 발표한 건 포드다. 포드는 지난 5월 초 멕시코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 3종의 미국 판매 가격을 600~2,000달러(약 83만5,200~278만4,000원) 올려 잡으며 관세 정책을 가격 인상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포드는 2분기 8억 달러(약 1조1,100억원)에 달하는 관세 부담을 짊어지며 순손실 3,600만 달러(약 500억원)를 기록했다. 올해 말까지 포드가 지출할 관세 관련 비용은 총 30억 달러(약 4조1,6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타 완성차 기업들도 지난달부터 줄줄이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BMW는 전기차 외 차량의 미국 판매 가격을 모델에 따라 최대 2,500달러(약 340만원) 인상했다. 폭스바겐그룹의 럭셔리 브랜드인 포르쉐도 미국 시장 판매 가격을 2.3~3.6% 올렸다. 포르쉐는 올해 상반기 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인해 약 4억6,200만 달러(약 6,400억원)의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영국 스포츠카 제조사 애스턴 마틴도 지난달부터 미국 판매 가격을 약 3% 상향 조정했다. 세계 자동차 판매 1위인 토요타도 지난달 1일부터 미국 판매 가격을 270달러(약 40만원) 인상했다. 토요타는 미국 관세의 영향으로 지난 2분기 4,500억 엔(약 4조2,30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떠안았다.

예상 밖 통계 지표에 시장 '충격'

이 같은 미국의 물가 상승 흐름은 통계를 통해서도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14일 미 노동부가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PPI는 전달 대비 0.9% 상승했다. 이는 월가 전문가들의 예상치(0.2% 상승)를 대폭 웃도는 수치이자, 2022년 6월(0.9%)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무역 서비스를 제외한 PPI도 전달보다 0.6% 올라 2022년 3월(0.9%)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기록했다.

시장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발표된 7월 CPI 상승률(2.7%)이 예상치를 하회하며 물가 상승 압력이 높지 않다는 낙관론이 확산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노스라이트자산운용의 최고투자책임자(CIO) 크리스 자카렐리는 CNN 인터뷰를 통해 “PPI가 크게 상승한 것은 소비자들이 아직 체감하지 못했을지라도 인플레이션이 경제 전반에 걸쳐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이 같은 괴리에 대해 설명했다.

PPI는 CPI의 선행 지표 격인 만큼, 향후 CPI가 PPI를 따라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투자회사 캘베이 인베스트먼트의 수석 시장 전략가 클라크 게라넨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PPI가 예상보다 강세였고 CPI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는 것은 기업들이 관세 비용의 상당 부분을 부담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그러나 기업들이 곧 방향을 바꿔 이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Picture

Member for

10 month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