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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파이브가이즈' 매각 추진, 김동선 신사업 첫 작품 2년 만에 매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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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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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주관사 선정하고 새 원매자 물색 중
한화갤러리아·호텔앤드리조트 실적 악화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
사진=파이브가이즈

한화그룹이 미국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의 한국 경영권 매각을 추진한다. 파이브가이즈는 한화그룹 오너가 3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미래비전총괄)의 브랜드 도입을 위한 기획단계부터 계약 체결까지 주도한 사실상 첫 신사업 작품으로 꼽히는데, 한국시장에 론칭한지 불과 2년만에 매물로 등장하게 됐다.

지난해 흑자 전환에도 70억원 자금 추가 투입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파이브가이즈의 새 인수 후보자를 물색하고 있다. 최근 복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접촉하며 원매자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23년 6월 파이브가이즈를 한국 시장에 론칭한 한화갤러리아는 미국 본사의 '해외 진출 시 현지 운영 전문회사 설립' 방침에 따라 100%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FG Korea Inc.)를 세워 사업을 전개해 왔다. 현재는 1호점인 강남점을 포함해 고속터미널·광교·서울역·압구정·판교점, 그리고 다음주에 오픈하는 용산점까지 총 8곳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에프지코리아는 설립 첫해인 2023년 약 10억원의 매출과 1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난해 매출 465억원, 영업이익 34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다만 사업의 빠른 성장세에도 모회사와 계열사의 자금이 지속적으로 투입되고 있다. 한화갤러리아는 지난해 12월(50억원)과 올해 5월(20억원), 두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총 70억원을 에프지코리아에 추가로 투입했다. 에프지코리아는 이달 14일 신규 지점 설립과 운영자금 사용을 위해 한화갤러리아의 계열사인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로부터 40억원을 차입하기도 했다.

아워홈 인수에 신사업 전개로 자금 부담 심화

한화 측이 파이브가이즈를 매물로 내놓은 가장 큰 원인은 아워홈 인수 등 신사업 전개로 인한 자금 부담 때문이다. 김동선 부사장이 겸직하고 있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5월 급식 업체 2위 아워홈을 인수했다. 대주주 지분을 특수목적법인(SPC)과 재무적 투자자(FI)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거래금액은 약 1조원대로 추정한다. 이어 김 부사장은 같은 달 한화갤러리아 자회사를 통해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서울 북한산에 있는 리조트 ‘파라스파라 서울’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본업으로 꼽히는 한화갤러리아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 악화도 파이브가이즈의 매각 추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한화갤러리아의 영업이익은 31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88억원으로, 올해 1분기에도 45억원의 순손실을 지속하며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도 영업손실이 확대되면서 최근에는 서울시청 앞 특급호텔인 더플라자의 영업종료설이 퍼지기도 했다. 신규사업인 F&B(식음료)와 해외호텔 투자 확장, 로봇 레스토랑 등 신사업도 연이어 적자를 내며 구조조정 필요성이 제기됐다.

미국 파이브가이즈 본사에 지급해야 할 과도한 수수료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에프지코리아는 파이브가이즈 매출의 9.2%인 42억6,000만원을 미국 본사에 로열티 등 수수료로 지급했다. 매각사 측은 티저레터에서 올해 예상 매출로 700억원을 제시했지만 본사에 지급하는 수수료 등을 고려하면 순이익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김 부사장은 최근 신유열 롯데지주 부사장에게 파이브가이즈 인수를 제안했으나 롯데의 자금 사정도 어려워 인수 제안을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버거킹·KFC 등도 수익성 한계에 매물로 나와

시장에서는 파이브가이즈 매각 성사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수의 식음료 프랜차이즈가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실적이 양호한 식음료 프랜차이즈도 인수자를 찾지 못해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라며 "파이브가이즈의 경우, 프리미엄 버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크게 떨어진 시점인 데다 이제 갓 시장에 진출해 꾸준히 확장해 나가야 하는 브랜드인 만큼 선뜻 나설 원매자가 있을진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실제 고정비 부담과 수익성 한계에 부딪힌 버거킹, KFC, 맘스터치 등 국내 주요 버거 프랜차이즈들이 현재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패스트푸드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버거킹은 대주주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한국과 일본 사업권의 매각을 추진 중이며, KFC는 삼정KPMG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해 공식적으로 매각 절차를 돌입했다. 맘스터치 역시 대주주인 케이엘앤파트너스의 지분이 매물로 나와있다. 상장 폐지 후 해외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매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2024년 9월 매각된 맥도날드의 경우 매각까지 7년이 걸렸다. 임차료와 인건비 부담 구조적 적자 심화 등으로 2016년 매물로 나온 한국맥도날드 운영권은 같은 해 메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과 매각 협상을 벌였으나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성사되지 못했다. 2022년에는 전략적 투자자(SI) 확보에 실패했고, 이듬해에는 동원산업 등과의 협상이 무산됐다. 결국 우여곡절 끝에 2024년 9월 카타르 대기업 ‘카말 알 마나’와 1,000억원 규모로 매각 계약이 성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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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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