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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늪에 빠진 AK플라자, 투자적격 마지노선 ‘폴른엔젤’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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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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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K플라자, 2020년 이후 매년 당기순손실↑
그룹 전방위 지원에도 유통산업 악화 속 효과 안보여
제주항공 참사로 계열사 주가 흔들, 모기업 자금 조달도 적신호
AK플라자 분당점/사진=AK홀딩스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가운데, 적자의 늪에 빠져 있는 AK플라자를 향해서도 우려의 시선이 쏠린다.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부진한 실적이 '투자적격' 마지노선에 걸려 있는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향후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작년 영업손실 180억 기록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해 18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18억원이었던 2023년보다는 손실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AK플라자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이었던 2020년에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뒤 적자가 지속돼 왔다. 2021년과 2022년에도 각각 247억원, 191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부채비율도 심각한 수준이다. 2019년 195.0%였던 부채비율은 2021년 1102.3%, 2022년 4094.9%까지 치솟았다.

AK플라자의 실적 부진과 관련해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표방한 지역친화형 쇼핑센터(NSC)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K플라자는 명품 브랜드에 의존하지 않고 특정 지역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특화형 쇼핑 공간으로 NSC를 내세웠다. 2018년 8월 홍대에 이 같은 콘셉트의 첫 번째 쇼핑몰을 열었고 이후 기흥, 세종, 성수, 광명 등에 선보였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성장세를 보인 수원점도 신세계 스타필드, 롯데 타임빌라스 등 경쟁 유통사 복합쇼핑몰의 등장으로 녹록치 않은 상황에 처했다.

재무구조 악화에 모기업 자금 수혈

계속 되는 손실로 결손금이 치솟자 모기업 AK홀딩스는 유상증자, 자금 대여 등으로 AK플라자 살리기에 힘을 쏟았다. AK홀딩스는 지난해 12월 AK플라자에 601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또 작년 11월에는 애경산업이 500억원의 자금을 대여했다. AK홀딩스 계열사 애경자산관리도 2023년 무상감자와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자금 수혈에 힘을 보탰다.

당시 무상감자로 AK홀딩스가 보유한 주식 1,507억원 어치, 애경자산관리가 보유한 주식 432억원 어치가 소각됐다. 이어진 유상감자에서는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각각 790억원, 212억원을 투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22년 3월과 4월에는 AK플라자 수원점 운영사인 수원애경역사가 각각 100억원을 차입금 형태로 지원했다. 그동안 AK홀딩스가 AK플라자에 출자한 금액만 2,4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사업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가시적인 효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 마포구에 있는 애경그룹 본사 전경/사진=AK홀딩스

제주항공 참사 여파, 재무개선 '빨간불'

여기에 지난해 말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까지 겹치면서 본업 강화를 노리던 AK플라자에 또 다른 암운이 드리웠다. 재무구조 개선이 절실한 AK플라자에 대한 지주사 지원은 지금까지는 무리 없이 이뤄졌지만 업계에서는 앞으로가 문제라고 보고 있다.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그룹 전체가 위기에 처한 탓이다.

당장 자회사 지원의 핵심 역할을 하는 AK홀딩스의 자금 조달이 위태롭다. 주로 계열사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조달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AK홀딩스 총차입금의 약 60%가 주식담보대출이다. 문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이후 주력 계열사들의 주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라는 점이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4,961억원의 차입금 중 단기차입이 89.9%라는 점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당장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을 어떤 방식으로 상환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에 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AK플라자의 실적이 크게 악화되면 신용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 제2의 홈플러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기업평가는 AK플라자의 등급 하향 변동 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총매출액 2% 미만 △순차입금/EBITDA 11배 초과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AK플라자의 신용등급 전망이 BBB-(부정적)라 자칫하면 투기등급으로 강등될 수 있는 상황이다. 크레디트업계에서는 BBB-까지를 투자등급으로 평가하고, BB+부터는 투기등급으로 분류한다.

한 단계 차이일지라도 투기등급으로 넘어가면 자금조달이 급격히 어려워진다. 18일 기준 3년물 무보증사채로 보면 BBB- 이자율은 8.84%, BB+는 11.12%에 달한다. 등급만으로 금리가 2.28%p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다시 올라오기 어려운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는 의미에서 '폴른엔젤(추락한 천사)'이라고 지칭한다. 이와 관련해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형 쇼핑시설들이 이커머스에 소비자까지 빼앗긴 데다 AK플라자는 재무상 착시 효과까지 사라지면서 생존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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