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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손' 국민연금, 순매수 행보 마무리하고 국내 증시 비중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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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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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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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금, 국내 주식 38거래일 연속 순매수 이어가
국내 주식 목표 비중과의 차이 줄이려 저가 매수
추가 매수 여력이 있지만 적극적 매입은 않을 듯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올해 들어 3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국내 증시에서 적극적인 매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연기금은 국내 증시가 저평가 구간에 접어든 지난해 11월부터 매수세를 본격화하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8조원 이상을 사들였다. 주가 하락으로 인해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과 실제 보유분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한 저가 매수 행보한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설정한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고려할 때 추가 매수 여력은 있으나 국내 증시의 변동성과 수익률을 감안해 목표치를 채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주식 8조원 이상 순매수

27일 금융투자(IB)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이 지난해 말부터 순매수 행보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9배 이하로 떨어진 지난해 11월 이후 매수세가 본격화됐다. 연기금은 지난해 11월부터 연말까지 2개월간 유가증권시장에서 4조7,38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6일 기준으로 38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기록하며 총 3조8,940억원을 사들였다. 코스닥시장까지 포함하면 연기금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내 증시에서 8조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상승장을 주도하고 있다.

연기금 중에서도 국민연금은 '바이 코리아(Buy Korea)' 기조를 주도하는 핵심 기관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기금 적립금은 1,185조5,211억원으로 이 가운데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140조6,51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 증시 부진이 지속되면서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월 말 13.6% △8월 말 13.2% △9월 말 12.7% △10월 말 12.3% △11월 말 11.9%로 점차 감소했다. 이는 국민연금이 2024년 제시한 국내 주식 비중 목표치(15.4%)와 비교해 3%포인트 이상 낮은 수치다.

역추세 추종 전략으로 국내 주식 목표 비중 맞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매수 기조는 실제 보유 비중과 목표 비중 사이 차이를 조정하기 위한 작업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은 시장 환경에 따른 자산 배분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5% 범위에서 목표 비중의 초과·미달을 허용하고 있다. 세부적으로는 전략적 자산배분(SAA) ±3%, 전술적 자산배분(TAA) ±2%로 구분해 적용한다. 'SAA'는 비중이 목표치를 밑돌거나 넘어설 때 기계적으로 매수·매도를 실행해 조정하는 개념이고 'TAA'는 기금운용본부가 초과 수익을 노리고 재량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범위를 말한다.

국민연금은 자산별 비중 목표치 기준을 적용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과 개별 종목의 시황에 따라 역추세 추종 전략을 취한다. 즉, 목표 비중을 맞추기 위해 주가가 하락할 때 매수하고 주가가 상승할 때는 매도하는 방식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4분기 주식 하락 국면에서 저평가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를 단행했다. 국민연금이 공개한 지난해 4분기 대량 보유내역 공시를 보면 87개 종목 중 53개의 지분율이 늘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7.5%, 11.2% 하락하는 등 국내 주식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민연금이 저평가 종목을 적극 매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기금이 40거래일 가까이 국내 주식을 연속 매수했지만, 목표 비중을 고려하면 3% 정도의 추가 매수 여력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목표치까지 채우기보다는 시장의 상황을 관망하며 신중히 접근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투자 수익률 극대화만큼이나 국민 노후자금의 안정적 관리 또한 투자 시 고려해야 할 중요 요소이기 때문이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이 다른 자산보다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어 TAA 허용 범위 내에서 조정 국면이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연금, 국내 주식 비중 연 0.5%P씩 줄이기로

지난해 말 국내 증시의 '구원투수'로 불리며 하락장을 방어하고 상승세를 이끌었던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에 소극적인 이유로는 국내 증시의 낮은 수익률이 지목된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의 기금운용 수익률은 9.18%로 자산별 수익률은 △해외주식 21.35% △해외채권 6.97% △대체투자 5.05% △국내채권 4.09% △국내주식 0.46%의 순으로 집계됐다. 투자 부문별 평가액은 국내주식 146조원(기금 자산의 12.7%), 해외주식 399조원(34.8%), 국내채권 336조원(29.3%), 해외채권 81조원(7.1%), 대체투자 180조원(15.7%) 순이다.

연초 대비 상승·하락 폭에서도 국내 주식시장의 부진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국내 주식시장 상승률은 -2.34%로 글로벌 주식시장(달러 기준) 19.40%, 국고채(3년)는 –34.0bp(1bp=0.01%p), 미 국채(10년)는 -12.9bp, 원·달러 환율은 2.34% 등과 비교해 저조한 성과를 거뒀다. 같은 기간 부동산·사모벤처·인프라 등 대체투자 자산의 수익률은 5.05%로, 국내 주식시장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해당 수치는 이자·배당수익과 외화환산 이익 등을 반영한 것으로 투자자산의 공정가치 평가 변동분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처럼 국내 주식이 해외 주식이나 채권 등에 비해 수익률이 낮고 변동성이 크다 보니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의 목표 비중을 △2013년 20.0% △2018년 18.7% △2023년 15.9% △2024년 15.4%로 꾸준히 축소해 왔다. 지난해에는 국내 주식 비중을 매년 0.5%포인트씩 줄여 오는 2029년 말까지 13%까지 축소하기로 했다. 실제로 2025년 말 목표 비중은 전년 대비 0.5%포인트 줄인 14.9%로 설정했다. 국민연금 측은 투자정책전문위원회, 기금운용위원회 등의 심의를 거치는 과정에서 수익성과 독립성의 운용원칙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획재정부 측은 당시 논의 과정에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동력 확보를 위해 2025년까지 국내 주식 목표 비중을 15.4%로 유지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공적기금인 만큼 '공공성' 원칙에 따라 정부의 밸류업 정책과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크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지만, 최종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투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 기준 155조9,000억원으로 코스피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영향력은 7% 수준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그저 국내 주식을 많이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진정한 국내 증시 활성화와 기업 가치 제고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적극적 주주권 행사가 수익률을 견인하는데 현재 국민연금은 적극적 활동을 위한 내부 절차가 복잡해 적극적 활동이 어렵기때문이다. 이에 따라 적극적 주주권을 행사하는 행동주의 펀드에게 의결권을 위탁하자는 다소 파격적인 제안도 나온다. 나아가 국민연금이 행동주의 펀드에 유한책임사원(LP)으로 참여해 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국민연금은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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