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촌 대신 풀무원” IPO 박차 가하는 더본코리아, 유사비교기업 선정 완료

더본코리아, 교촌에프앤비 비교기업에서 제외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IPO 장벽' 뛰어넘기 위한 전략적 선택
1·2대 주주에 편중된 지분 구조 등 흥행 장애물 잔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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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가 운영하는 더본코리아가 상장(IPO) 과정에서 유사비교기업(피어·Peer) 그룹으로 대상과 풀무원을 선정했다. 프랜차이즈 기업 IPO 특유의 한계를 고려, 교촌에프엔비 등 동종업계 기업을 비교기업에서 제외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본코리아 비교기업은 풀무원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상장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논의해 비교기업으로 대상과 풀무원을 선정했다. IPO를 진행하는 기업은 통상 사업 모델이 비슷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를 비교 기업으로 선정한다. 더본코리아의 당기순이익에 비교 기업의 주가수익배수(PER)를 적용, 적정 기업가치를 책정하기 위함이다.

당초 시장에서는 백 대표가 프랜차이즈 1호 IPO 기업인 교촌에프앤비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렸다. 더본코리아는 △한신포차 △새마을식당 △빽다방 △역전우동 △홍콩반점0410 △연돈볼카츠 △리춘시장 등 다양한 요식업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 등 각종 식음료 브랜드를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와 사업 구조가 비슷한 셈이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교촌에프엔비는 더본코리아의 비교기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증시 내 식품·요식업체 저평가 기조를 의식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2020년까지만 해도 18~23배였던 식품·요식업체들의 PER은 현재 6~11배 수준으로 눈에 띄게 미끄러진 상태다. 동종업계와 유사한 수준의 PER(10배)를 적용할 경우,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에 머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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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촌에프앤비 산하 브랜드/사진=교촌에프앤비

프랜차이즈 기업의 ‘상장 잔혹사’

앞서 상장에 도전한 동종업계 기업들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 역시 비교기업 선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KG할리스(할리스커피) △제너시스BBQ(BBQ치킨) △본촌인터내셔날 △본아이에프(본죽) 등 대다수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IPO 흥행 실패 이후 일찍이 발을 뺐다.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실제 직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사실상 유일하다.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직상장 성공 사례가 드문 이유는 무엇일까.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대다수 매출이 발생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가맹사업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인해 가맹점주와의 이해관계 충돌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업적으로 (상장에) 한계가 있는 셈”이라고 짚었다. 실제 이 같은 난관에 부딪힌 대다수 프랜차이즈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을 통해 우회 상장하는 방법을 택했다.

프랜차이즈 기업에 대한 거래소의 시각 역시 우호적이지 않은 편이다. 해당 관계자는 “거래소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낮은 비용 효율성 등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상장 승인 절차 역시 다른 분야의 기업과 비교해 매우 까다롭다. 애초에 상장 허들이 높고, 겨우 상장하더라도 저평가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경영 구조 뒤집어도 지분 구조는 그대로

수많은 악조건에도 불구, 더본코리아는 상장을 위한 움직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백종원 단독대표 체제에서 백종원·강석원 공동대표 체제로 경영 구조를 전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강 대표는 백 대표의 대학 동기로 더본코리아 창업을 함께했으며, 더본코리아의 재무, 회사 운영을 총괄해왔다.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그간 경영 실무를 맡아온 강 부사장을 대표로 승격, IPO를 앞두고 더본코리아 재무 관리에 본격적으로 힘을 실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상장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 이사회도 대거 개편했다. 최근 더본코리아는 김해수·최원길·윤동춘 이사 등 3명을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으로 신규 선임했다. 기존 이사진은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 4명, 감사 1명으로 총 5명이었다. 기존 감사가 사임하고 그 자리를 사외이사가 채우며 더본코리아 이사회는 총 7명으로 재편됐다.

다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아직 상장 악재를 모두 해소하지 못했다는 비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더본코리아의 지분 구조가 차후 IPO 흥행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본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최대주주인 백 대표는 76.69%에 달하는 지분을 갖고 있다. 2대 주주인 강석원 공동대표는 19.07%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1·2대 주주의 지분율만 95.76%에 달하는 셈이다. 이처럼 대주주가 지분 전반을 쥐고 있는 경우, 유통 주식 수가 부족해지며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