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투자사, 미용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 경영권 인수 추진

제이시스메디칼 최대 주주 지분 26% 인수
잔여 지분 72%, 주당 1만3천원 공개 매수
최근 1개월 종가 대비 15% 프리미엄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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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시스메디칼의 집속초음파(HIFU) 미용 의료기기 리니어지/사진=제이시스메디칼 유튜브

프랑스의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 아키메드 그룹(Archimed Group)이 국내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 제이시스메디칼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한다. 최대 주주 지분 26% 인수와 동시에 72%의 소액주주 물량까지 공개매수해 코스닥 상장폐지를 계획 중이다. 최대 주주와 동일한 프리미엄을 적용해 소액주주에게도 엑시트(투자금회수) 기회를 주는 만큼 인수합병(M&A)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佛 아키메드, 제이시스메디칼 인수에 1조원 투입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아키메드는 산하 한국 법인인 ‘시러큐스서브코’를 통해 제이시스메디칼 보통주 5,572만4,838주(지분율 72%)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공개매수 예정가는 주당 1만3,000원으로 직전 거래일 주가 1만760원보다 20.81% 높다. 아키메드는 응모 주식 수가 최소 매수 예정 수량인 1,801만3,879주(지분율 22.38%)를 넘을 경우에만 응모 주식 전부를 사들일 방침으로 알려졌다. 주당 가격을 감안하면 공개매수 규모는 최대 7,244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앞서 지난 7일 아키메드는 창업자이자 최대 주주인 강동환 전 대표, 이명훈 이사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해 이들이 보유한 지분 26.44%를 확보했다. 약 2,660억원에 달하는 규모로 주당 매수가는 앞서 잔여 지분의 공개매수가와 동일한 주당 1만3,000원을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1개월 평균 종가 대비 15% 프리미엄을 반영한 가격으로 같은 기간 거래량 가중 산술 평균 주가와 비교하면 13%의 할증률이 적용됐다.

아키메드가 제이시스메디칼 인수에 투입하는 자금은 총 9,904억원으로 인수 대금의 50%인 5,000억원은 차입금을 활용한다.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아키메드는 제이시스메디칼 보통주 7,618만3,756주(잠재 발행주식 총수의 98.44%)를 보유하게 된다. 공개매수는 10일부터 내달 22일까지 43일간 진행하며 NH투자증권이 주관한다.

베인캐피탈 등 국내외 투자사 韓 미용기기에 관심

2014년 설립된 아키메드는 바이오 제약, 의료 기술, 체외 진단 등 헬스케어 분야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로 현재 운용자산(AUM)이 80억 유로(약 11조9,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6월에는 의료 사업에만 투자하는 35억 유로(약 5조2,000억원) 규모의 펀드 ‘MED Platform II’를 결성했다. 헬스케어 투자 펀드 중 세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해엔 미국의 신경질환 의료기기 업체인 나투스 메디컬을 약 12억 달러(약 1조6,500억원)에 인수한 바도 있다.

제이시스메디칼은 지난 2004년 설립된 미용 의료기기 업체로 포텐자, 덴서티, 리니어지 등 고주파(RF)·집속초음파(HIFU) 미용 의료기기가 주력 제품이다. 전체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글로벌 영업망도 탄탄하다. 지난해 매출액 1,430억원, 영업이익 363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1분기 매출은 440억원, 영업이익은 89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1%, 16% 증가했다.

최근 국내외 투자사들 사이에서 K뷰티와 미용 의료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키메드의 제이시스메디칼 인수도 이런 IB 시장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한다. 아키메드 이전에도 베인캐피탈은 지난 2022년 국내 병원용 피부 의료기기 업체 ‘클래시스’의 바이아웃에 6,700억원을 투입한 데 이어 2023년 볼트온 투자로 이루다 지분을 405억원에 인수했다. 지난해 한앤컴퍼니도 레이저 의료기기 전문기업 ‘루트로닉’의 경영권 인수에 9,580억원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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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시스의 고강도집속형초음파수술기 ‘슈링크’/사진=클래시스

높은 글로벌 인기, 韓 미용기기 업체 최고 실적 달성

지난해 제이시스메디칼을 비롯해 클래시스, 원텍, 비올 등 국내 주요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은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최근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에서 한국산 제품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주요 장비와 소모품의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며 실적 성장을 견인했다.

지난해 클래시스의 매출은 1,801억원, 영업이익은 896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7%, 30.1% 늘었다. 고주파 미용 의료기기 업체 ‘비올’은 지난해 매출 425억원, 영업이익 223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6.7%, 72.8% 늘었다. 이들 기업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상승하면서 장비와 소모품 매출이 함께 증가했다.

글로벌 미용 의료기기 시장은 소득 수준 향상, SNS 영향력 확대, 아름다움에 대한 욕구 등으로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는 2021년 약 150억 달러(약 19조6,500억원)에서 2030년 389억 달러(약 50조9,800억원)로 확대될 것이란 예상이다. 국내 미용 의료기기 기업들은 레이저와 초음파(HIFU), 마이크로니들RF(고주파) 등 다양한 종류의 장비를 두루 개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R&D(연구개발)를 선도하고 있다.

또한 국내 미용 의료기기 업체들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갖춰 미국은 물론 유럽, 중남미, 아시아 시장에서 장비와 소모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뷰티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에서 한국산 제품의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에는 피부 잡티 제거 등 단순 치료에서 벗어나 얼굴 지방 제거, 염증 회복, 항노화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