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 정상화 수순에 관심 쏠린 한국 시장, 국내 상업용 부동산 해외 투자 31.5% 증가

회복 조짐 보이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 해외 자본 유입도 23억 달러 수준
PF 정상화 정책 쏟아내는 정부,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증가
물류센터에도 해외 자본 16억 달러 유입, "PF 지원 영향력 크단 방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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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최근엔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도 쏠리는 분위기다. 정부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정상화를 위해 지원책을 쏟아낸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 0.3% 증가, 해외 투자도 ↑

3일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에 따르면 지난 4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 거래량은 총 1,307건으로 전월 대비 4건(0.3%) 늘었다. 2022년 8월(1,297건) 이후 급감하던 거래량이 올 1월(1,034건)을 기점으로 회복을 이어가는 양상이다.

지방 거래도 살아나고 있다. 4월 제주에선 총 22건의 거래가 발생했는데, 이는 전월 대비 57.1% 늘어난 수준이다. 이외 지역도 울산(19건) 35.7%, 부산(85건) 30.8%, 충북(72건) 26.3%, 대구(47건) 9.3% 등 거래량 증가세가 눈에 띈다.

최근엔 해외 투자자들의 시선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에 쏠리기 시작했다. 글로벌 부동산 서비스 기업인 CBRE코리아가 발표한 ‘인앤아웃(In and Out) 코리아 2023’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시장에 유입된 해외 자본은 23억 달러(약 3조1,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대비 31.5% 증가한 수준이다.

정부가 부동산 PF 연착륙을 위해 지원을 쏟은 결과다. 이와 관련해 최수혜 CBRE코리아 리서치 총괄 상무는 “해외 투자자의 지난해 국내 상업용 부동산 투자 규모는 코로나19로 다소 위축됐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회복세를 반증하는 것”이라며 “올해도 활발한 인바운드 투자 활동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회복은 아직이지만, “PF 지원 아래 시장 활성화 조짐”

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선 상업용 부동산이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거래량이 늘어도 거래 금액은 늘지 않은 탓이다. 실제 지난 1월 전국 상업·업무용 빌딩의 거래량은 전월 대비 26.6% 늘어났으나 동기간 거래금액은 오히려 1.7% 감소해 2조1,956억원에 머물렀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면서 대형 매물 거래가 적었던 것이 원인이다. 실제로 거래가 발생한 빌딩들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10억원 미만의 매물이 73.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외 10억원~50억원 매물은 20.5%, 50억원 이상 매물의 비중은 6.2%에 그쳤다.

현시점에도 ‘본격적인 회복’이라 칭하기엔 어려운 지점이 적지 않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고금리 상황이 여전히 이어지면서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다만 코로나19 팬데믹 이래 재택근무 확산의 영향으로 높아진 공실률이 점차 안정화되고 있단 점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부동산 PF 지원의 영향 아래 해외 투자금이 모인 것도 결과적으로 시장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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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받던 물류센터, 4월 해외 투자 규모 ‘역대 최대’ 수준

특히 눈에 띄는 건 물류센터다. CBRE코리아에 따르면 4월 국내 물류시장으로 유입된 해외 자본의 투자 규모는 총 16억 달러(약 2조2,000억원)로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주요 거래는 AEW캐피탈-페블스톤자산운용의 로지스허브 인천 물류센터 인수, 사모펀드 KKR(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의 오산 로지폴리스 물류센터 매입 등이다. 이에 대해 CBRE코리아는 “올해도 신축 A급 물류 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지속될 것”이라며 “부실 자산에 대한 매입 기회도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자금이 거듭 유입되는 추세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지난달 1,765억원 규모의 담보대출 2건(랜드월드 물류센터 910억원, 이랜드리테일 물류센터 855억원)을 클로징했다. 두 사업장은 모두 천안 풍세산업단지 내에 입지하고 있으며,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리파이낸싱(재융자) 참여를 이끌어 냈다는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최근 물류센터는 상대적으로 매력도가 떨어지는 투자처로 꼽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유통 산업이 침체하기 시작하면서 수요는 줄고 공급만 많아졌기 때문이다. 대기업 수요도 기대하기 어렵다. 빠른 배송 시장에 뛰어들었던 잠재 임차인들이 사업을 축소한 영향이다. 실제 SSG닷컴, 롯데쇼핑의 당일배송과 새벽배송은 서비스 권역을 축소했고, GS리테일, BGF, 프레시지 등은 새벽배송 서비스를 접었다.

이런 가운데 물류센터로 자금이 유입되자 시장에선 “정부의 PF 지원의 영향력이 예상보다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의 PF 연착륙 노력이 투자자 입장에서 차익 실현의 기회로 여겨지면서 다소 빛을 받지 못하고 있던 물류센터에까지 자금줄이 닿게 됐단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