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스톡옵션 부여하며 상장 준비해 온 더본코리아, 관건은 ‘수익성’

더본코리아, 2022년 임직원에게 100억원 스톡옵션 부여
2024년 상장 공언한 백종원 대표, 임직원 사기 진작 노렸나
외형은 성장했지만 수익성은 악화, 가치 산정 리스크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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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대표가 이끄는 더본코리아가 2년 전 임직원에게 대규모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부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업계에서는 회사 측이 올해 기업공개(IPO) 가능성을 고려, 선제적으로 임직원의 ‘사기 진작’에 나섰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시기가 절묘하네” 더본코리아의 스톡옵션

31일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 2022년 3월 31일 재직 중인 임직원들(당시 300여 명)을 대상으로 스톡옵션을 지급했다. 당시 부여 주식수는 3만4,865주(현재 액면분할 후 34만8,650주)다. 더본코리아는 회사 경영, 기술 혁신 등에 기여한 바가 큰 임직원에게 주식 선택권을 차등 부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스톡옵션은 현재 정해진 가격으로 미래에 해당 주식을 살 수 있도록 하는 임직원 장기 보상 제도다.

더본코리아의 스톡옵션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부여일로부터 2년 이상 재직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행사 가능 기간은 2024년 4월 1일부터 2034년 4월 1일까지다. 업계에서는 스톡옵션 지급 시기와 행사 시기를 고려, 사실상 더본코리아가 올해 IPO 추진을 염두에 두고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스톡옵션을 부여했다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2022년 부여 당시 스톡옵션 행사 가격은 27만6,742원, 올해 초 액면분할 이후 행사 가격은 2만7,674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스톡옵션의 가치는 99억8,871만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향후 IPO 흥행 등으로 주가가 상승할 경우 임직원들은 최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적인 외형 성장

앞서 더본코리아는 2018년 NH투자증권을 상장 주관사로 선정해 3,000억원의 기업가치로 IPO를 추진했으나, 영업이익 감소를 비롯한 실적 침체 문제로 상장을 중단한 바 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한 차례 상장에 실패한 이후 더본코리아 매출액이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왔다는 점이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방송된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 등 백 대표 출연 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자, 백 대표의 이름을 내건 더본코리아의 가맹점 매출이 전반적으로 증가한 것이다.

이후 더본코리아는 상장 실패의 오명을 벗고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19년 더본코리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2%, 10.49%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20.74% 급증했다. 매출은 2020년 1,507억원에서 2021년 1,941억원으로 늘었으며, 2022년에는 2,822억원까지 급증했다. 매년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외형 성장을 입증한 것이다.

이에 지난달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올해 본격적으로 코스닥 상장을 재추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했다. 백 대표가 상장을 약속한 ‘창립 30주년’이 도래한 만큼, 더본코리아가 꾸준한 외형 성장을 발판 삼아 재차 IPO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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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밸류에이션 등은 변수

다만 매출 급증에도 ‘수익성’은 답보를 거듭했단 점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더본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2022년(2,821억원) 대비 45% 급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22년 257억원에서 2023년 256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각 가맹점의 식자재·원부자재 가격 상승 부담을 본사 측이 떠맡는 공격적인 사업 확대 전략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상장에 도전한 동종업계 기업들이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했다는 점 역시 변수로 꼽힌다. △카페베네 △투썸플레이스 △KG할리스(할리스커피) △제너시스BBQ(BBQ치킨) △본촌인터내셔날 △본아이에프(본죽) 등 대다수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는 IPO 흥행 실패 이후 일찍이 발을 뺐다.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실제 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사실상 유일하다.

대다수 식품·요식업체들이 증시 내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추후 밸류에이션 관련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20년까지만 해도 18~23배였던 식품·요식업체들의 PER은 현재 6~11배 수준으로 눈에 띄게 미끄러진 상태다. 동종업계와 유사한 수준의 PER(10배)를 적용할 경우, 더본코리아의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2,000억원 수준에 머물게 된다. 이는 2018년 상장 시도 당시 밸류에이션(3,000억원)보다도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