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 도는 수도권 청약시장, 평균 경쟁률 1대 1

수도권 일부 단지, 전 타입 미달
가격 경쟁력 및 단지 입지가 원인
서울 내 강남·비강남 양극화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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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에서 청약을 진행한 단지가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이제는 수도권도 흥행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경기권 공급이 증가한 데다 공사비 상승 영향으로 분양가도 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 경기도 내 2만 가구가 넘는 공급이 예정되면서 분양시장에서는 미분양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도권도 1순위 청약 흥행 실패

2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기도에서 청약 접수를 진행한 ‘이천 자이 더 레브’,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 ‘오산세교2 한신더휴(A16블록)’ 등 4개 단지가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김포 북변 우미린 파크리브’는 501가구 모집에 1.398건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2.79대 1을 기록했는데 1순위 청약에서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 2순위 청약에 와서야 전 타입 마감에 성공했다. ‘오산세교2 한신더휴(A16블록)’는 1순위 745가구 모집에 1,257건 접수됐고, 평균 경쟁률은 1.69대 1이었다. 오산세교2 한신더휴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단지였지만, 1순위 청약에서 일부 타입 미달이 발생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나머지 2개 단지는 평균 경쟁률이 1대 1에도 못 미쳤다. ‘이천자이 더 레브’는 603가구 모집에 245건 접수돼 평균 경쟁률 0.4대 1로 전 타입 미달했다. 2순위 청약까지 포함해도 286건이 접수돼 0.4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양평 하늘채 센트로힐스’는 191가구 모집에 25건 접수되면서 평균 경쟁률 0.13대 1로 전용 59㎡B 타입을 제외하고 전 타입 미달했다.

경기권 4개 단지가 흥행에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 다음 달 경기도에 2만3,257가구, 인천에 3,56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특히 경기는 성남 산성역 헤리스톤(일반분양 1,224가구) 등 1,000가구 이상 대단지 아파트가 분양 앞두고 있어 흥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인은 서울과 가까운 입지 조건 및 가격

다만 수도권의 모든 아파트 청약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 든 것은 아니다. 사실상 수도권 분양 흥행은 서울과 인접한 입지 조건 및 분양가 경쟁력에 따라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성남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39.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공공분양으로 나온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는 74가구 모집에 2,898건의 청약 통장이 제출된 것으로 집계됐는데, 특히 전용 74㎡ 타입은 22가구 모집에 1,043건이 접수되며 타입 최고 경쟁률인 47.41대 1을 올렸다.

안산 단원구 고잔연립9구역 재개발 단지인 ‘한화포레나 안산고잔2차’도 평균 경쟁률 10.65대 1(92가구 모집 980건 접수)을 기록하며 비교적 괜찮은 성적을 올렸다. 전용 53㎡ 타입에서 5배수 미달(3.55대 1)이 나왔지만 나머지 5개 타입에서 모두 1순위 마감을 기록하며 두 자릿수 경쟁률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서울과 인접한 곳이라는 점과 대형 건설사가 시공을 맡은 리모델링 단지라는 다양한 요소가 조화를 이뤄 분양 흥행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분당 금호어울림 그린파크’의 경우 수도권에서 상급지로 평가받는 분당에 공공분양으로 공급돼 분양가가 비교적 합리적으로 책정됐다는 부분이 청약자들의 접수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는 3.3㎡당 약 2,400만원가량으로 책정됐는데 단지가 자리한 야탑동의 평당 시세가 3,083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저렴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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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아파트 1채로 비강남 2채 산다, 서울 내 양극화 격화

한편 이 같은 부동산 양극화 현상은 서울 내에서도 점차 심화하는 추세다. 우리은행 자산관리컨설팅센터에 따르면 강남 3구와 그 외 서울지역 아파트의 매매 가격 격차는 3월 기준 3.3㎡당 3,372만원으로 집계됐다. 강남과 그 외 지역 간의 아파트 가격 격차는 2022년 3,178만원으로 전년 대비 격차가 일시 줄어든 이후 2023년 3,309만원, 2024년 현재 3,372만원(3월 기준)으로 다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안전진단 규제 완화를 담은 1·10 대책과 재건축초과이익 환수에 대한 개정, 신규 분양시장에서의 청약열기가 강남권 매입 선호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남권 매입 수요가 회복되면서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도 상승했다.

집값 호황기인 2020~2022년 3.3㎡당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으로 서울 그 외 지역 아파트 가격을 나눈 배율은 1.9 배에 그쳤으나 집값이 하향 조정세를 탄 2023년~2024년엔 2배로 상승했다. 이는 강남 3구 아파트 1채로 기타 서울 내 지역 아파트 2채를 구입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아파트 매매 가격 격차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2015년 기준 3.3㎡당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 간 아파트 매매가격 차이는 792만원에서 2021년 2,280만원까지 꾸준히 확대됐다. 이는 2022년 기준금리 인상 영향과 2023년 GTX 교통 호재 및 1기 신도시 등 노후 계획도시 정비사업 추진 호재 등으로 2년 연속 축소됐으나 올해 들어 2,261만원으로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의 3.3㎡당 아파트 매매가격 배율은 2015년 1.8배에서 2017년 2배로 확대된 이후 2019년 2.5배에서, 2023년과 2024년 3월 현재 2.3배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