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행’ 우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BRV 지분 3.2% 매각에 주가 급락 현실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보호예수 해제에 BRV, 220만 주 블록딜 매각 나섰다
매각 이후 주가 급락 수순, 전일 대비 10%·12% 하락하기도
이차전지주 투자 심리 약화 등 악재 겹쳤지만, "하반기 이후 실적 개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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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의 남편 윤관 대표가 이끄는 블루런벤처스(BRV)가 보호예수 해제 이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일부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다.

BRV는 지난 2017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당시 주요 투자자로 참여한 후 2개 펀드(BRV Lotus Growth Fund 2015, L.P., BRV Lotus Fund III, L.P.)를 통해 꾸준한 투자를 이어왔다. 2017년엔 주당 단가 2,691원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환상환우선주 800만여 주를 인수했으며, 2020년엔 우선주(단가 3,600원)와 보통주(단가 2,691원)로 총 237억원을, 이듬해인 2021년엔 주당 6,000원에 보통주 15억원을, 2022년엔 주당 2만8,500원에 보통주 457억원을 사들였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에 따르면 매각 이전 기준 BRV의 전체 지분가치는 총 1조7,000억원, 지분율로는 총 24.7%에 달했다.

BRV,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블록딜 매각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BRV는 이날 장 마감 이후 블록딜 방식으로 총 1억5,000만 달러(약 2,041억원) 규모의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 매각에 성공했다. 가격은 이날 종가인 주당 10만3,000원 대비 9.7% 낮은 주당 9만3,000원 선이었으며, 총규모는 220만 주(3.2%)가량이다.

BRV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지분을 매각한 건 보호예수(의무 보유) 기간이 종료된 지 3일이 지난 시점이다. 보호예수란 기업이 새로운 주식을 발행하는 경우 일정 기간 동안 일정 지분 이상을 가진 주주들의 거래를 제한함으로써 개인투자자 및 소액 투자자들을 보호하는 제도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보호예수가 해제된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전체 상장주식 중 2,248만2,253주(32.59%)에서 BRV의 몫은 24.7%(1,685만5,263주)가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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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소식에 주가 급락, 시장선 “예견된 상황”

BRV가 지분 일부를 매각했단 소식이 알려지면서 이날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는 급락을 면치 못했다. 21일 오전 9시 23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전일 대비 1만600원(10.29%) 내린 9만2,400원 선을 나타냈다. 장 초반엔 12%대까지 빠지는 모양새를 보이기도 했다. 장중 마감 시엔 9만6,300원으로 약소하게나마 주가가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BRV 매각 영향권을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다만 시장에선 하락세는 예견된 일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이미 이전부터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우려가 쏟아진 바 있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전체 상장주식 중 32%가량의 보호예수가 풀린 만큼 어느 정도의 하락세는 상정 범위”라며 “이차전지 관련주에 대한 투자 심리가 악화된 상황에서 높은 할인율로 블록딜이 진행되면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게 기존 전문가들의 입장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차익 실현 나선 BRV, 조 단위 차익 남길 수 있을 듯

이런 가운데 BRV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매각을 통해 조 단위의 차익을 남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3%가량을 매각하는 데 그쳤지만 차후 남은 21% 지분을 매각하기 시작하면 막대한 차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물론 이번 블록딜 매각으로 주가가 대량 빠지긴 했으나, 업계에선 큰 문제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올 하반기 이후 이차전지주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시장 흐름을 무난히 따라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으나 리튬 가격이 오르면서 실적 일부 개선이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잠시 휘청이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