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역대급’ 실적 기록한 LG CNS, 지지부진하던 IPO 속도 붙나

LG CNS, 2022년 한 차례 IPO 시장 진출 실패
이어지는 호실적으로 상장 동력 갖췄다
NDR 진행하며 상장 시동 건 LG CNS, 추후 IPO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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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LG CNS

지지부진하던 LG CNS의 기업공개(IPO)에 본격적으로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지난해 LG CNS가 5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며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만큼, 추후 상장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LG CNS 측은 지난달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논딜로드쇼(NDR)를 진행하는 등 IPO 재도전을 위한 기반을 다지고 있다.

LG CNS의 첫 IPO 시도

20일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 2020년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 맥쿼리자산운용에 지분 35%를 매각하면서 5년 내 IPO 추진 계획을 검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2022년 KB증권, 모건스탠리 등 국내외 주관사단을 구성해 IPO 시장 입성을 시도했지만, 이후 시장 상황 악화에 따른 기업가치 저평가를 우려해 상장을 내부적으로 연기했다. 

우려는 적중했다. LG CNS의 대표적인 비교 기업으로 꼽히는 삼성SDS의 2022년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8배 수준이다. LG CNS의 2022년 순이익(2,650억원)에 곱해서 단순 계산한 기업가치는 2조1,200억원에 그친다. LG CNS의 기업가치를 2조8,000억원으로 평가해 지분 매입을 단행한 재무적투자자(FI) 맥쿼리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사실상 상장 강행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상황이었던 셈이다.

모회사인 ㈜LG 역시 IPO에 신중한 태도를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 CNS의 IPO 성공 여부가 LG의 ‘실탄’ 장전 규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LG는 LG CNS 지분 49.95%를 보유한 대주주로, 추후 LG CNS 상장을 통해 마련한 유동성을 활용해 그룹의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경쟁사 가라앉는 동안에도 ‘나 홀로 질주’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들어 LG CNS의 성장세가 부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IT서비스 기업들의 실적이 줄줄이 미끄러지고 있는 모습과는 상반된다. LG CNS의 대표 경쟁사인 삼성SDS는 지난해 전년 대비 23% 감소한 13조2,76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1.8% 감소한 8,082억원이었다. 전체 사업의 70%를 차지하는 물류 사업 부문의 매출 감소가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SK C&C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한 2조4,1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확장에 주력한 결과다. 다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반도체 경기 악화로 자회사의 비경상적 배당 수입이 감소하며 49.2% 급감했다(1,218억원).

반면 LG CNS의 지난해 매출은 5조6,053억원, 영업이익은 4,640억원에 달했다. 이는 각각 전년 대비 13%, 20.3% 증가한 수치이자 역대 최대 실적이다. LG CNS는 2019년부터 4년 연속 매출액과 영업이익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호실적의 비결로는 금융권을 중심으로 한 디지털 전환(DX) 사업, 클라우드 사업, 스마트팩토리 사업 등이 꼽힌다. 카드사, 은행의 차세대 시스템, 지능형 고객 접점·마이데이터 플랫폼 등을 구축하면서 금융 DX 분야에서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다. 마이크로소프트, SAP, 어도비 등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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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재도전 움직임 본격화

이에 시장에서는 지난해 기록한 호실적이 차후 LG CNS의 IPO 추진 동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맥쿼리자산운용의 엑시트(투자금회수) 기한이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LG CNS가 탄탄한 실적과 우호적인 시장 분위기를 발판 삼아 본격적으로 상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LG CNS는 지난달 홍콩 등에서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NDR을 진행, 상장을 위한 유의미한 움직임을 보인 바 있다.

일반적으로 조 단위 기업가치를 목표로 하는 대형 IPO의 경우 해외 투자자들의 공모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공모 구조가 명확하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하는 NDR은 IPO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전 시장의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채택하는 일종의 ‘전략’이다. 한동안 멈춰 서 있던 LG CNS가 다시금 IPO 시장에 도전장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LG CNS가 올해 고금리 장기화·실적 둔화 전망에 따라 IPO를 내년 상반기까지 늦출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실제 LG CNS는 올 1분기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49% 감소한 32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DX 사업 투자 확대,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들의 IT 투자 위축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