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불어닥친 해고 칼바람, AI發 일자리 잠식 현실화하나

구글, 작년 1만여 명 감원 이어 올해도 수백명 해고 통보
구글 직원들 맹비난 "경영진 횡포, 극도로 비인격적”
AI시대 앞두고 테크 기업 정리해고 바람, AI가 일자리 대신
구글감원_파이낸셜_20240116

구글과 아마존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섰다. 효율성 추구라는 명분을 내세웠으나 실상은 AI로 인한 업무 대체 및 자동화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인력을 줄이는 대신 AI 관련 투자에 집중하는 추세가 이를 방증한다.

구글·아마존 등 대량 정리해고 감행

16일(현지시간) CNN 보도에 따르면, 최근 구글은 어시스턴트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등을 담당하는 직원 등을 대거 해고했다.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어시스턴트(AI 비서) 프로그램과 하드웨어 등을 담당하는 직원을 포함해 수백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2021년 인수한 스마트워치 ‘핏비트’의 공동창업자 제임스 박과 에릭 프리드먼도 조직개편 결과 구글을 떠나기로 했다.
.
그러나 구글이 이번 해고에 대해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진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구글 내부 밈 게시판인 ‘밈젠(Memegen)’에는 이번 해고에 대해 “경영진의 횡포”라는 게시물이 올라왔는데, 이 게시물에는 수천개의 ‘좋아요’가 눌러졌다. 또 다른 글은 “우리의 새로운 연례 전통에 감사드린다”며 경영진을 비꼬기도 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 한 엔지니어는 동료들에게 보낸 글에서 이번 해고가 “극도로 비인격적으로 느껴졌다”고 모멸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처음 회사가 대규모 해고를 하면서 구글 문화가 완전히 변했다”며 “이번에 새로운 감원 조치가 놀랍지 않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고의 칼바람은 비단 구글에서 그치지 않는다. 아마존을 포함해 미국의 많은 테크 업체들이 AI 시대를 앞두고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다. 11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아마존은 트위치 라이브 스트리밍 부서 5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프라임 비디오와 MGM 스튜디오 사업부 전반에 걸쳐 수백명을 해고했다. 이번 조치는 지난해말 이미 예고된 바 있다. 이어 온라인 채팅 플랫폼 디스코드와 모바일게임 포켓몬고 개발사 유니티소프트웨어도 각각 17%와 25%를 감원했다. 온라인 언어학습업체 듀오링고의 경우 계약직 사원을 10%가량 줄였다.

코앞에 다가온 AI발 일자리 감소 공포

전문가들은 해고 사태의 이면에 AI가 자리 잡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AI 개발과 투자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인원을 줄이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아마존은 지난해 11월 AI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음성 비서 알렉사 팀원 수백명을 해고하고, 음악과 게임 등에서 발을 뺄 것을 예고했다. 외신에 따르면 2022년 말부터 2023년까지 이어진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를 통해 2만7,000명 이상이 직장을 잃었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부터 알렉사에 생성 AI를 탑재하고,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 집중함과 동시에 AI 스타트업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생성형 AI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구글도 수년에 걸쳐 새로운 광고 생성을 자동화하도록 설계된 AI 도구를 도입해 비용 절감에 나선 상태다. 2021년 AI 기반 광고 플랫폼인 ‘퍼포먼스 맥스(Performance Max·PMax)’를 개발한 후 지난해 5월 생성 AI 기능을 탑재했다. 구글은 광고 플랫폼에 AI 활용을 늘리면서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을 절감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Max는 AI를 활용해 광고 헤드라인과 설명, 이미지 등을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제안해 시간과 비용 효율성을 끌어올렸다. 이와 관련해 CNN은 생성형 AI가 탑재된 플랫폼을 채택하고 있는 광고주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며, 광고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직원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과 아마존의 일자리 축소는 AI 스타트업 앤스로픽에 수십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뒤 몇 개월 만에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클라우드 회사 드롭박스도 지난해 4월 전체 직원의 16%에 해당하는 500명을 해고하는 대신 AI 관련 인원을 기존보다 보강하기로 했으며, IBM도 인사 등 지원 기능을 중심으로 7,800명에 달하는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관련 업무를 AI로 대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골드만삭스는 생성형 AI 도입으로 일자리 약 3억 개가 사라질 수 있으며, 특히 사무직 근로자가 가장 큰 타격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