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분기 GDP 성장률 1.4%, ‘깜짝 성장’ 韓과 유사한 수준

"잠정치보단 높다" 美 1분기 GDP 성장률 확정치 발표
순수출·민간소비 필두로 급성장한 한국 1분기 성장률
지난달 韓 생산·소비·투자 줄줄이 감소, 성장세 꺾일까
USA gdp down 20240628

미국의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확정치가 1.4%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 분기 대비 눈에 띄게 둔화한 수준이자, 한국의 1분기 GDP 성장률 잠정치(1.3%)와 유사한 수준이다.

예상 부합한 美 1분기 GDP 성장률

미국 상무부는 1분기 미국 GDP 성장률(확정치)이 1.4%(직전 분기 대비 연율)로 집계됐다고 27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는 작년 4분기(3.4%) 대비 크게 둔화한 수준이자, 블룸버그 전문가 예상치(1.4%)에 부합하는 수치다. 지난달 발표된 잠정치(1.3%)와 비교하면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미국의 성장률은 속보치와 잠정치, 확정치로 3차례 나눠 발표되며, 확정치는 잠정치 추계 때 제외됐던 경제활동 지표를 반영해 산출한 수치다.

상무부는 1분기 수입(7.7%→6.1%)이 잠정치 대비 하향 조정된 가운데, 비거주 고정투자(3.3%→4.4%)와 정부지출(1.3%→1.8%)은 상향 조정되면서 전체 성장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개인소비의 경우 잠정치와 비교해 하향 조정(2.0%→1.5%)됐지만 성장률 상향 조정분을 상쇄하진 못했다는 평이다. 민간지출(국내 민간구매자에 대한 최종 판매) 증가율은 잠정치의 2.8%에서 2.6%로 하향됐다. 민간지출은 전체 GDP에서 정부지출과 순수출, 재고변동을 제외한 지표로, 경제 기저의 성장세를 파악하기 위한 주요 지표로 활용된다.

‘깜짝 성장’한 韓 1분기 GDP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은 ‘깜짝 성장’을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의 1분기 GDP 성장률과 유사한 수준이다. 지난 5일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GDP 성장률(잠정치·전기 대비)이 1.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발표한 속보치와 같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민간소비와 설비투자는 당초 전망치에 비해 각각 0.1%p, 1.2%p 낮아졌고, 건설투자와 수출은 각각 0.7%p, 0.9%p 상향 조정됐다.

항목별 성장률을 보면 제조업 0.9%, 건설업 5.5%, 서비스업 0.9% 등은 직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 부분이 모두 증가하며 전기 대비 0.7% 늘었고,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의 영향으로 0.8% 늘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 3.3% 증가했다. 수출은 IT 품목(반도체, 핸드폰), 석유제품을 중심으로 1.8% 확대됐다. 반면 설비투자는 운송장비를 중심으로 2.0% 줄었고, 수입 역시 천연가스, 전기장비 등의 약세로 0.4% 감소했다.

1분기 성장률을 견인한 것은 순수출과 민간소비였다. 순수출과 민간소비의 성장률 기여도는 각각 0.6%p, 0.4%p로 나타났다. 건설투자 기여도도 민간소비와 같은 0.4%p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내수의 성장 기여도는 0.7%p로 순수출을 웃돌았다. 이에 반해 정부소비의 기여도는 0.1%p, 정부투자는 -0.1%p에 그쳤다. 정부소비와 투자를 합한 정부의 1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p다.

KR GDP BOK 20240628

5월 산업계 주요 지표 ‘트리플 감소’

문제는 1분기 GDP 급성장 이후 우리나라의 주요 경제 지표가 줄줄이 내리막을 걷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달 우리나라에서는 생산·소비·투자가 동시에 감소하는 ‘트리플 감소’ 현상이 확인됐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산업 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3.1(2020년=100)로 전월 대비 0.7% 감소했다. 올해 들어 전산업 생산 지수는 1월(0.3%)과 2월(1.3%) 상승하다가 3월(-2.3%)에 하락했다. 4월(1.2%)에 다시 반등했으나 5월(-0.7%)에 다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달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도 0.2% 감소했다. 전월 대비 승용차 등 내구재(0.1%)와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7%)가 늘었으나, 의복과 화장품 등 준내구재가 2.9% 줄었다. 같은 기간 설비투자는 4.1%, 건설기성은 4.6% 감소했다. 설비투자는 기타운송장비 등 운송장비가 12.3% 줄었고,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도 1.0% 감소했다. 건설기성은 건축(-5.7%)과 토목(-1.1%)에서 공사 실적이 나란히 줄어들며 전월 대비 4.6% 감소했다. 

5월 산업활동동향 지표에 대해 공미숙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생산 부분은 수출이나 반도체 생산이 견조하게 이끌어나가고 있다”면서 “소비는 매월 등락해 전반적으로 (소비) 회복세가 더디다”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도 “내수는 수출에 비해 회복 속도가 더딘 가운데, 부문별로 온도 차가 있는 모습”이라며 “전산업 생산은 4~5월 전체로 보면 보합 수준에 위치해 있으며, 견조한 수출 호조세로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기조는 지속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