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나스닥 문 두드리는 네이버웹툰, 미래 성장 관건은 ‘IP 흥행’

네이버웹툰, 오는 27일 미국 나스닥거래소 상장 예정
기업가치 최대 3조7,000억원, 보너스 쓸어 담는 임원진
성장세 이어가려면 자체 흥행 IP 꾸준히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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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웹툰엔터테인먼트)의 나스닥 상장 일정이 결정됐다. 지식재산권(IP) 사업의 성장 가능성을 무기 삼아 서비스 출시 이래 20년 만에 미국 증시에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자체 IP의 흥행 여부가 네이버웹툰의 미래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네이버웹툰 나스닥 상장 ‘초읽기’

24일 미국 나스닥거래소에 따르면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상장 예정일은 오는 6월 27일(현지시간)이다. 나스닥거래소에는 예정일(The expected IPO date)로 기재돼 있지만, 웹툰엔터테인먼트 측은 최대한 예정일에 발맞춰 상장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네이버웹툰의 본사이자 미국 법인이다.

네이버웹툰은 서비스 출시 이후 약 20여 년 만에 네이버 계열사 중 최초로 미국 증시 입성을 시도하고 있다.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에서 “이번 IPO(기업공개)는 (네이버웹툰의) 지난 20년간 노력의 정점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이라며 “우리의 목표는 향후 10년간 가장 큰 히트를 칠 IP 프랜차이즈를 웹툰에서 발견하고 개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은 전 세계 150개국 이상에서 2,400만 명의 창작자와 약 1억7,000만 명의 월간활성사용자(MAU)를 확보한 상태다. 지난 10년 동안 영상화된 네이버웹툰 콘텐츠는 100여 개 이상이며, 게임화된 콘텐츠는 70개 이상이다.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웹툰 창작자의 평균 수익은 4만8,000달러(약 6,700만원)였으며 상위 100명의 창작자는 평균 100만 달러(약 13억9,000만원)의 수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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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 임원진 ‘인센티브 파티’

웹툰엔터테인먼트의 주식 공모가격 희망 범위는 주당 18~21달러(약 2만5,000원~2만9,000원) 선으로 제시됐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보통주 1,500만 주를 발행, 최대 3억1,500만 달러(약 4,39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공모가 상단 가격을 적용하면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26억7,000만 달러(약 3조7,000억원)에 육박한다.

웹툰엔터테인먼트가 막대한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네이버웹툰 주요 임원진들은 ‘인센티브 파티’를 벌이고 있다. 네이버웹툰 성공 신화의 주역으로 꼽히는 김 대표는 웹툰엔터테인먼트로부터 현금 보너스 3,000만 달러(약 418억원)와 급여 7억7,000만원, 상여금 126억원, 스톡옵션 11만5,000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약 1만4,815주 등을 지급받을 예정이다. 네이버웹툰이 지난해부터 ‘비상 경영’을 선언하며 인센티브 경감 등 경영 효율화에 힘써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파격적인 혜택이다.

다만 상장 과정에서 임원진과 일반 직원들의 ‘희비’가 교차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웹툰엔터테인먼트는 만성 적자를 해소해야 상장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비용 절감을 강조해 왔다”며 “임원진이 보너스 형식의 현금을 쓸어 담는 동안 직원들은 스톡옵션 행사가 등으로 인해 사실상 손해를 볼 가능성이 커,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실제 웹툰엔터테인먼트가 직원들에게 부여한 스톡옵션의 행사가는 공모가보다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차후 일반 직원이 스톡옵션을 행사했을 때 차익은커녕 손해를 떠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추후 성장 IP에 달렸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추가 성장의 관건은 자체 IP의 흥행에 달려 있다는 평이 흘러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재 구조에서 트래픽과 실적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로 흥행한 국내 웹툰 IP인 ‘나혼자만 레벨업’과 같은 작품이 매년 끊이지 않고 나와야 하고 IP 매출 비중 확대가 필수적인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웹툰·웹소설로 검증된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가 웹툰 엔터의 주요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연구원은 또 “웹툰 엔터의 비전은 글로벌 스토리텔링 기술 플랫폼으로의 성장”이라며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탕으로 북미 침투, IP 콘텐츠 비중 확대를 위한 추가 인수·합병(M&A), 협업과 같은 구체적인 계획과 함께 매출의 증가세가 확인된다면 네이버의 기업 가치에 기여할 수 있다”고 짚었다.

글로벌 시장 역시 네이버웹툰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는 추세다. 로이터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코너스톤 투자자로 최대 5,000만 달러(약 690억원) 상당의 공모주를 매입하는 데 관심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코너스톤 투자자는 증권신고서 제출 이전 발행 기업과 주관사가 투자자를 미리 유치해 공모주 물량 일부를 배정하는 제도를 뜻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영상화 등 IP의 원 소스 멀티 유즈(OSMU) 전략을 바탕으로 빠르게 IP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며 “블랙록 역시 이 같은 네이버웹툰의 콘텐츠 IP 역량에 주목해 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